2025년 12월 20일(토)

'광교 화재' 건물에 끝까지 남아 동료들 먼저 대피시키다 숨진 29살 청년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크리스마스였던 지난 25일 광교신도시의 한 오피스텔 신축공사 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13명이 경상을 입었다.


이러한 가운데 사망자 1명이 마지막까지 불길 속에서 동료들을 대피시키다 숨진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한다.


지난 25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하청업체 관리직으로 있던 이모(29)씨는 화재 발생 당시 지하 1층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었다.


건물 안으로 검은 연기가 들어오자 이씨는 화재 발생을 감지했고, 곧장 "불이 났다"고 크게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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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1층에 있었던 이씨는 한 계단만 올라오면 바로 밖으로 탈출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지하 2~3층에서 올라오는 동료들에게 출입문 방향을 안내하며 그들을 대피시켰다.


더 이상 지상으로 올라오는 동료들을 확인하고 나서야 이씨는 건물 밖으로 향했다.


이씨의 도움으로 무사히 탈출한 한 동료는 "누군가가 사람들을 건물 밖으로 유도하면서 대피시켰다. 상황이 너무 급해 그 사람이 빠져나온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이씨는 초기 진화를 마치고 내부 수색에 들어간 소방관에 의해 지하 1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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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건물 밖으로 나오려 했지만 이미 내부가 검은 연기와 가스로 가득 차 있어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 관계자는 "사망자는 건물을 빠져나오다 연기에 의식을 잃고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와 함께 일했던 동료 A씨는 "일이면 일, 인성이면 인성 정말이지 말이 필요없는 친구였다"며 숨진 이씨를 떠올렸다.


이어 "우리 회사에서 일하는 4~5년 동안 힘든 일에도 불평, 불만없이 성실하게 일했던 모범 직원이었다"며 이씨의 희생과 죽음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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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오후 2시 46분께 수원시 영통구 하동 SK뷰 레이크타워 공사현장 지하 2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120여명이 대피하고 이 중 13명이 경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화재 진압 과정에서 소방관 장모(55)씨 등 2명도 얼굴, 양손 등에 2도 화상을 입고 치료 중이다.


현재 경찰과 소방당국은 지하 2층에서 용단작업 중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수원 광교 공사장 대형 화재로 '1명 사망·13명 경상'광교 신도시의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사망자 1명과 경상자 13명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