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 핑크' 관복 입은 조선 시대 걸작 '초상화' 고국으로 돌아왔다

인사이트강노 초상 / 연합뉴스


[인사이트] 이별님 기자 = 분홍색 관복이 인상적인 표암 강세황 증손자 강노의 초상화가 이역만리 타국을 떠돌다 고국으로 돌아왔다.


경매를 통해 낙찰받은 강노 초상화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오면서 강세황 부친 강현부터 강세황, 강인, 강이오, 강노까지 진주 강씨 5대 초상화가 모이게 됐다.


지난 19일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매우 얇은 한지에 먹과 채색으로 그려진 강노의 초상화를 공개했다.


단원 김홍도의 스승 표암 강세황의 증손자 강노는 1837년 진사시에 합격했고, 1848년 병과에 급제했다.


흥선대원군이 집권하면서 중용됐고, 병조판서와 좌의정을 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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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노의 초상은 전통 초상화 화법인 배채법(뒤에서 채색해 은은하게 배어나도록 하는 기법)을 썼으며 가필이나 보수 흔적이 없어 원상태 그대로 보존됐다.


초상의 오른쪽에는 그림 정보가 담긴 화기(畵記)가 남아 있다.


화기에 따르면 그림은 강노가 70세 생일을 맞았던 1879년 9월에 그려졌다.


작품 속에서 강노는 연분홍색 관복을 입고 동물 가죽을 두른 의자에 앉아 있다.


1884년 의복 개혁으로 관복이 모두 검은색으로 교체되기 전임을 증명하는 고운 분홍색 관복은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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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림은 강노의 수염 한올 한올은 물론 눈가의 주름, 콧등의 잡티까지 섬세하게 담아냈다.


김울림 국립중앙박물관 연구관은 "흥선대원군과 풍파를 헤쳐나간 노 정치가의 관록을 느낄 수 있다"며 "조선 초상화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평가되는 '전신사조'에 성공한 경지"라고 평가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지건길 이사장은 "강노 초상은 회화 자체의 기법이 뛰어나고 보존상태도 대단히 양호할뿐더러 작품 주인공과 제작연도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회화사적 자료"라고 평가했다.


인사이트강노 초상 소개하는 김종진 문화재청장 / 연합뉴스


한편 이날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강노 초상의 환수 과정도 상세히 공개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10월 미국 조지아주의 한 경매·감정소에 강노 초상이 출품된 사실을 파악했다.


이후 평가위원회 및 긴급매입심의위원회 개최하고 전문가 실물조사 등을 통해 진품임을 확인한 뒤 낙찰받아 이달 8일 국내로 들여왔다. 


낙찰가는 31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억 3,600만원이다.


강노 초상 소장자는 조지아주에 거주하는 미국인으로 그는 1년 반 전에 가톨릭교회에서 자산을 처분할 때 내놓은 그림을 구매했다. 


인사이트윗줄 왼쪽부터 은열공파 시조인 강민첨, 강민첨의 16세손이자 강세황의 아버지인 강현, 강세황. 아랫줄 왼쪽부터 강세황의 아들 강인, 손자 강이오, 강세환의 증손인 강노 / 연합뉴스


교회는 강노 초상을 기증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림이 국내에서 빠져나간 정확한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환수는 강세황을 비롯해 진주 강씨 5대에 걸친 초상화가 한자리에 모이게 된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진주 강씨 5대를 그린 초상화 가운데 강현 초상과 강세황 초상, 강이오 초상은 보물로 지정됐고, 2013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강세황 특별전에서 모두 공개된 바 있다.


강인 초상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올해 9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구매했다.


조선시대 관리들의 의복은 원래 여리여리한 '로즈핑크'였다"조선 시대 관리들은 여리여리한 빛깔의 '로즈핑크'색 옷을 입었다"는 사실이 누리꾼 사이에 눈길을 끌고 있다.


이별님 기자 byul@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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