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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우리가 보고 배운 것을 '기억'하고 다시 떠올리는 능력은 14살 때부터 갖춰진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최근 온라인 미디어 아시안타운은 두뇌의 학습 및 인지 능력 발달에 관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독일의 막스플랑크 연구소와 스코틀랜드의 스털링 대학교 공동 연구진은 최근 두뇌 발달과 관련해 획기적인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진에 따르면 두뇌의 학습 능력 및 인지 능력, 구체적으로 우리가 감각을 통해 접한 외부 정보를 저장해 회상하는 능력이 완성되는 단계는 '14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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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기억과 관련된 두뇌 능력이 6살에 갖춰진다는 선행 연구를 뒤집는 결과다.
연구진은 6살 이후까지도 인지 능력 발달이 계속될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진행했다.
이에 6살부터 14살 어린이 그리고 성인으로 구성된 실험 집단을 구성했고, 그림을 보여주며 세부 사항을 다시 떠올리는 학습 능력을 테스트했다.
피험자들은 복잡한 그림 하나를 관찰하고 잠시 후 그 그림에서 세부 사항이 변형된 그림을 다시 보며 달라진 점을 찾아내도록 통제됐다.
그 결과 6살의 어린이들은 세부 사항을 기억해내지 못하는 반면, 14살 어린이들과 성인들은 처음 봤던 그림을 떠올리며 달라진 점을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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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이같은 결과를 두뇌의 학습과 인지에 관련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해마(Hippocampus)'의 발달 정도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해마는 학습, 기억 및 새로운 정보의 인식 등의 역할을 하는데 해마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는 경우 정보를 다시 떠올리는 과정에 문제가 발생한다.
어린이들은 14살이 돼서야 비로소 해마가 완성 단계로 발달해 세부 사항을 저장하고 기억하는 학습 능력을 갖춘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특히나 14살 이전의 어린이들은 '패턴 분리력(Pattern separation)'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패턴 분리력은 새로운 정보를 장기 기억에 저장, 회상하는 데에 중요한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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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두뇌는 서로 다른 종류의 정보를 시간이 지날수록 비슷한 것으로 여기며 저장하는데, 그 일들을 상세히 구분하고 기억해내는 능력이 바로 패턴 분리력이다.
연구진은 "14살 이전에는 시각, 청각 등 감각 기관으로 접한 외부 정보를 기억하고 저장, 인지, 학습하는 능력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로 인해 비슷한 그림, 유사한 단어 등을 접해도 다시 기억하는 데에 고충을 겪는다"라며 "어린 시절 기억이 잘 나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는 선행 학습으로 무조건적인 암기를 강조하기보다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활동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