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 16℃ 서울
  • 8 8℃ 인천
  • 16 16℃ 춘천
  • 15 15℃ 강릉
  • 16 16℃ 수원
  • 13 13℃ 청주
  • 13 13℃ 대전
  • 11 11℃ 전주
  • 13 13℃ 광주
  • 16 16℃ 대구
  • 18 18℃ 부산
  • 16 16℃ 제주

'최순실 사태'는 하이에나 검찰이 명예 회복할 마지막 기회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은 바닥에 닿은 것도 모자라 지하까지 뚫고 들어간 검찰이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검찰에 대한 불신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반대로 검찰에 대한 신뢰는 바닥을 친 것도 모자라 지하까지 파고들고 있다.


검찰이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를 수사하고 있지만, 제대로 수사가 될 것인가에는 언제나 의문부호가 달린다.


그동안 검찰이 보여준 수사 행태 때문이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최순실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두 재단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 직원들은 사무실에서 수많은 박스를 가지고 나왔지만 생각지도 못한 비판을 마주했다. 바로 직원들이 들고 있는 박스 안이 텅 비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들고 있는 박스의 대략적인 무게만 해도 100kg이 넘었지만 이를 두 명이 손가락 몇 개로 옮기는 모습은 누가 봐도 연출된 모습으로 느끼게 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이어 기자들이 터뜨리는 카메라 플래시에 비친 플라스틱 박스는 그 안이 비어 속이 '환하게' 빛났다.


이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를 블랙홀에 빠뜨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도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횡령 배임 혐의에 진경준 전 검사장이 개입된 것이 발단이었다.


이후 홍만표 전 검사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으로 이어지는 부패의 연결고리는 검찰에 대한 신뢰를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혐의 조사를 위해 검찰에 소환된 우 전 수석은 자신에게 불리한 질문을 건네는 기자를 노려보고 팔짱을 낀 채 검찰 직원들과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이 전해지면서 국민의 공분을 샀다.


사실 검찰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는 충분히 있었다.


인사이트채동욱 당시 검찰총장 (왼쪽 두 번째) / 연합뉴스


그때는 바로 2013년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국정원 대선개입사건을 수사할 때였다.


당시 검찰은 국정원이 2012년 대선에 개입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특별수사팀을 꾸려 수사하기 시작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직접 지시를 받은 4개의 사이버팀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사이트 등에서 여론을 조작했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국가의 정보기관으로 선거운동에 개입해서는 안 되지만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온라인 기사 댓글과 게시물에 의도적으로 비방하는 글을 달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 특수부는 의혹의 꼬리의 꼬리를 물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지만, 다소 뜬금없이 조선일보가 재기한 채 전 총장의 '혼외자' 논란으로 오히려 채 전 총장이 물러나게 됐다.


그 뒤로 검사들은 인사권자(사실상 대통령)의 눈치를 보는 '직장인'이 돼 버렸고 검찰은 자주적으로 수사하려는 의지를 잃은 '좀비 조직'이 돼 버렸다.


이렇게 검찰은 대통령 친인척과 기업 등 살아있는 권력에는 꼼짝도 못 한 채 죽은 권력에만 잔뜩 벼리어 놓은 칼을 휘두르는 하이에나와 같았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오랫동안 불신이라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던 검찰이 다시 국민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바로 '블랙홀'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이다.


현재 온 국민은 검찰의 사소한 조사 결과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보수·진보 가릴 것 없이 모든 언론이 공정한 수사, 깨끗한 수사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을 수사하다 내쳐진 채동욱 전 총장은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검찰 후배들에게 "마지막 기회다, 최순실 사건 제대로 (수사)해라. 사랑한다"고 전했다.


채 전 총장의 이와 같은 당부는 국민의 바람과 같다.


제 몸을 사리지 않고 국가를 위한 검찰의 엄정한 수사. 바로 그것이 국민들이 검찰에 바라는 가장 큰 소망이다.


이것이 검찰이 다시 사는 마지막 기회라는 사실을 검사들 스스로가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