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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리 '끝사랑'도 가족…"일찍 데뷔해 가족에게 더 애틋"

'응답하라 1988' 히로인 혜리가 가족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소녀는 경기도 광주 도심에서 한참 떨어진 시골 마을에서 자랐다.

 

"'자갈 있는 집' 혹은 '다리 건너 파란 지붕 있는 집'이라고 말하면 어디인지 바로 알아들을 정도로" 이웃 간에 가깝던 동네였다.

 

걸그룹 걸스데이 혜리(본명 이혜리·22)는 그 유년시절 기억 덕분에 1988년 서울 쌍문동 골목이 낯설지 않았다고 했다.

 

혜리가 눈물도 웃음도 많았던 17살 소녀, 성덕선 역으로 출연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은 1988년 서울을 배경으로 가족과 공동체의 가치를 우리에게 일깨웠다.

 

"저도 어릴 적 골목에서 자랐기에 '응팔'을 찍으면서 그때 생각이 많이 났어요. 드라마 안이긴 하지만 쌍문동처럼 따뜻하고 정 많은 동네에 있어서 행복했어요."

 

최근 서울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혜리로부터 유년 시절 추억과 스타덤에 오르기까지 자신을 지탱했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두루 들었다.



 

◇ "일찍 데뷔해 가족에게 더 애틋함 느껴"

 

덕선이 똑똑한 언니 보라와 '유일한 아들'인 남동생 노을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였던 것과 달리, 혜리는 맏딸이다. 두 살 터울의 여동생이 하나 있다.

 

1994년 경기 광주에서 태어난 혜리의 가정 형편은 넉넉지 않았다.

 

어린 혜리 자매는 맞벌이하는 엄마 아빠가 바쁜 관계로 할머니와 따로 살기도 했다.

 

혜리는 "덕선이네와 달리 부모님이 모두 일했기 때문에 어린 시절 우리 가족을 생각하면 감정의 흐름이 깨지기도 했다"면서 "(덕선 부모 역인) 성동일·이일화 선배를 보면서 '저분들이 지금 나의 엄마 아빠'라고 생각하니 몰입이 됐다"고 설명했다.

 

혜리 부모는 공부를 곧잘 했던 혜리를 제대로 뒷바라지하기 위해 서울로 터전을 옮겨왔다. 고등학교 1학년이던 2010년 걸스데이에 합류한 혜리가 2014년 MBC TV 예능 프로그램 '일밤-진짜사나이'로 '대박'을 치면서 가족의 삶도 달라졌다.

 

차곡차곡 돈을 모았던 혜리는 그해 가족을 위해 "원래 집보다 두 배 이상 넓힌" 전셋집을 얻었다. 지난해에는 혜리 만류로 어머니도 일을 그만뒀다고.

 

혜리는 "일찍 데뷔하면서 밖에 나와서 생활했기 때문에 가족에게 더 애틋함을 느끼는 것 같다"면서 "특히 엄마 아빠보다 더 애틋한 사람, 제가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지는 사람이 동생"이라고 설명했다.

 

극 중 가족에 대한 마음씀씀이가 유난히 예뻤던 덕선의 모습이 순간 겹쳐졌다.

 

혜리를 오랫동안 지켜본 소속사 드림이엔티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혜리는 평소 자기를 꾸미는 데 돈을 쓰는 법이 없다"면서 "가족을 먼저 챙기는 모습이 꼭 가장같이 어른스럽다"고 전했다.

 

via tvN '응답하라 1988'

 

◇ "대본 보면 누구라도 그 시절에 공감…생일파티 가장 기억에 남아"

 

혜리 부모도 덕선을 비롯한 쌍문동 독수리 오형제와 같은 세대다.

 

혜리는 부모 세대 이야기를 어떻게 소화했느냐는 물음에 "드라마가 방송되기 전에 그 부분을 걱정한 분들이 정말 많았다"면서 "그런데 이우정 작가 대본을 보면 누구라도 (그 시절에) 공감 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응답하라 1988'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 대한 이야기잖아요. 사람 사는 게 그러고 보면 (예나 지금이나) 다 똑같은 것 같아요. 다만 쌀통이나 짤순이 같은 옛날 물건은 처음 보니까 신기했어요."

 

혜리는 7개월 동안 계속된 '응답하라 1988' 현장에 대해 "밤을 새우면서 몸은 피곤했어도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재미있었다"고 추억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는 2회에 등장한 "언니 보라 생일에 '낑겨서' 했던 생일파티"를 꼽았다. 둘째의 설움이 대폭발한 장면이었고, 시청자들이 혜리의 연기력에 감탄했던 장면이기도 했다.

 

물건이 등장하는 그림을 통상 먼저 촬영하기에 그날도 생일파티 촬영 전에 촛불 켠 케이크를 먼저 찍었다.

 

혜리는 "언니(보라)가 새 안경을 쓰고, 케이크 촛불이 켜져 있는데 그렇게 서러울 수가 없었다"면서 "신원호 PD가 처음부터 가장 걱정했던 장면이라 저도 준비를 많이 해서 그런지 자연스레 몰입이 많이 됐다"고 설명했다.

 

"날씨가 너무 추워진 걸 보면 드라마가 끝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크하하. 그런데 저를 친딸처럼 챙겨줬던 성동일·이일화 선배를 비롯해 좋은 사람들과 헤어지려니 섭섭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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