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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환자 '전립선' 떼 소변 줄줄 새게 만들어놓고 사과 없는 '대학 병원'

수원의 한 대학병원이 의료진의 황당한 실수로 전립선암 판정을 받고 멀쩡하던 전립선을 떼어내 논란이 일고 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보호자들이 간혹 '300만(원) 더 해봐 그럼 합의할게'(이러시는데), 우린 이런 저기는(흥정은) 없습니다."(수원 A대학병원)


"돈 천만원, 2천만원 문제가 아니에요. 사업하는데 일을 전혀 못 하고 있잖아요. 1시간만 앉아 있으면 (소변으로)흠뻑 젖고 이게 환장할 일이에요."(피해자 B씨)


경기도 수원 자택에서 만난 B(68)씨는 취재진을 보자마자 깊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의료진의 황당한 실수로 전립선암 판정을 받고 멀쩡하던 전립선을 떼어낸 뒤 소변이 줄줄 새는 후유증에 고통받고 있다는 B씨는 인터뷰 중에도 성인용 기저귀를 찬 상태라고 말했다.


전날 사용한 침구에는 소변 자국이 선명했고, 그 옆에는 미리 구매한 성인용 기저귀가 쌓여 있었다.


인사이트피해자 B씨 / 연합뉴스


그는 의료사고를 당한 것도 억울하지만, 무엇보다 병원의 사후조치 과정에 더 큰 상처를 입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B씨는 지난 1일 외래진료에서 오진이란 사실을 듣고 나서 의료진 안내에 따라 7일 아들 둘과 함께 수원 A대학병원 고객상담실을 찾았다.


상담과정에서 그는 병원 직원으로부터 합의금 얘기를 듣고는 모멸감에 몸서리를 쳤다고 했다.


합의금 액수가 적다는 말을 한 적도 없는 피해자 가족에게 해당 직원은 합의금 얘기를 먼저 꺼내며 '흥정은 없으니 제시한 돈을 받던지 아니면 제3의 의료분쟁조정 기관을 통하라'라는 취지로 설명했다는 것이다.


B씨는 "상담을 할 때 주치의는 나와보지도 않고 상담실 직원은 합의금 얘기만 꺼내더라"라며 "이 상담실 직원은 시종일관 사무적인 어투로 '죄송하다'라고 했으나, 입으로만 죄송하다고 하는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인사이트B씨의 소변 자국 / 연합뉴스


B씨 아들도 "합의금보다 먼저 책임자의 진정한 사과와 소변이 새는 후유증을 어떻게 해줄 건지 등 건강상의 후속조치를 안내받을 줄 알고 갔더니 제시한 합의금을 받고 끝내라는 식의 상담만 이어졌다"라고 말한 뒤 "마치 '우린 이것밖엔 못 주니 먹고 떨어지라'는 식으로 받아들여져 자존심이 너무 상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피해자 B씨가 내놓은 당시 녹취파일을 들어보면 상담실 직원은 대화 초반에 "하여튼 뭐 종합적으로 저희 병원에서 그 실수로 그렇게(오진) 한 부분에 대해서는 병원에서 종합적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리도록 할게요"라고 말한다.


이어 "저희 안은 치료비(수술비) 1천만원 다 되돌려드리는 거로 결정했고요, 위자료 성격으로 대략 2천만원 정도를 제시해드립니다"라며 "병원장 결재까지 받은 합의금액으로 이 금액을 제시하는 거예요. 보호자들이나 이런 분들은 간혹가다 보면 '거기에 300만(원) 더 해봐 그럼 우리가 합의할게'(이러시는데) 우린 이런 저기는(흥정은) 없습니다. 이미 의사결정이 된 거기 때문에"라고 강조한다.


B씨는 "지난 7일 고객상담실에 갔다 온 뒤 20여일이 지났지만 병원쪽에서는 지금까지 아무런 연락도 없다"고 밝혔다.


A대학병원 관계자는 "B씨의 전립선 절제 수술은 병원의 과실이 명백하다"라며 "고객상담실 직원이 상담 기술이 부족해 환자분께서 화가 나신 것도 인정한다. 개선하도록 하겠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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