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객 제압하다 5천만원 물게 된 순경에 1억 4천 건넨 동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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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이별님 기자 = 취객을 상대하다 순간의 실수로 어마어마한 합의금을 물게 된 순경에게 동료 경찰들이 온정의 손길을 보냈다.

지난 21일 은평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연신내 지구대 A순경은 은평구의 한 주점에서 행패를 부리던 B씨를 지구대로 연행했다.

만취 상태였던 B씨는 A순경에게 폭언을 하며 위협적으로 달려들었다.

이를 제압하던 과정에서 A순경은 왼손으로 B씨의 목을 밀어 넘어뜨렸고, 머리를 바닥에 부딪힌 B씨는 전치 5주의 부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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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검찰은 취객을 폭행한 혐의(특가법상 독직폭행)로 A순경을 기소했다.

B씨는 A순경을 상대로 형사와 민사소송을 걸었고, 지난달 7일 서울서부지법은 A순경에게 징역 6개월의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갑작스러운 위협에 따른 불가피한 대응이었고 합의금을 지급해 피해자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A순경은 가까스로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피해 퇴직을 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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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A순경을 기다리는 건 B씨에게 합의금 및 치료비를 주기 위해 받았던 대출금 5,300여만원이었다.

다행히 지구대장과 동료 경찰관들이 1,400만원을 모았지만 그래도 4천여만원의 빛이 남아있다.

이를 보다 못한 A순경의 직속 상관(지구대장)은 17일 경찰 인트라넷에 A순경의 사연을 올렸다.

그러자 많은 동료 경찰들이 A순경의 계좌번호를 알려달라는 덧글을 달았고, 무려 전국의 경찰 5,700여 명이 1억 4천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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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을 올린 해당 지구대장은 "취객들에게 시달려온 일선 경찰관들의 억눌렸던 울분이 터진 거 같다"고 전했다.

A순경은 모인 기부액으로 대출금을 갚고 남은 금액을 비슷한 처지에 놓인 경찰들을 위해 기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취객의 난동에 시달리는 경찰관들의 고충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만 해도 공무집행방해혐의로 검거된 취객은 무려 5,200명이 넘는다.

임무 수행 중 목숨 잃은 동료 생각에 주저앉아 오열하는 경찰관동료의 장례식을 진행하던 경찰관들은 안타까운 마음에 그 자리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이별님 기자 byul@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