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토)

마약 검사 위해 '겨드랑이털' 뽑은 대한항공 기내 난동범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배수람 기자 = 대한항공 기내에서 만취한 상태로 폭력을 행사하고 욕설을 하는 등 난동을 부린 한 중소기업 아들 임범준(34) 씨가 불구속 입건돼 경찰 조사에 임했다.


26일 인천공항경찰대에는 지난 20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인천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술에 취해 옆자리 승객의 얼굴을 가격하고 승무원에게 욕설을 퍼붓는 등 난동을 부린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임범준 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임 씨는 머리를 짧게 자르고 회색 비니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거의 가린 채 경찰대에 출석했다.


이날 경찰은 기내 난동 당시 임 씨가 마약을 복용했다는 의혹도 함께 조사하기 위해 소변 검사를 실시했지만 약물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6개월 전에 투약한 마약 성분도 확인이 가능한 모근 검사를 통해 정밀 조사를 실시했다.


인사이트Facebook 'Richard Marx'


하지만 임 씨의 머리카락이 입대를 앞둔 군인처럼 너무 짧아 뽑기가 어려워 경찰은 상대적으로 긴 겨드랑이털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다.


일각에서는 임 씨가 마약 검사를 피하기 위해 머리카락을 일부러 자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임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무래도 구속될 것 같아 신변을 정리하는 마음으로 잘랐다"고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 성분이 혈관을 타고 모근에 침착되기 때문에 머리카락이 아니어도 검사할 수 있다"며 "이를 피하려고 일부러 짧게 자른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일축했다.


약물 반응 결과는 보름에서 한 달 정도 이후에 나올 예정이며, 오는 29일 인천지법에서 기내 폭행 및 상해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신청된 임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열릴 예정이다.


배수람 기자 baeba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