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중공업일반노동조합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개같이 일하다 개같이 버려졌다' 목매 숨진 남편이 죽기 전에 한 말입니다"
지난 17일 삼성중공업일반노동조합 공식 카페에는 최근 자살로 생을 마감한 '삼성중공업' 하청 노동자 정 모씨(36)의 부인 A씨(34)가 억울한 심정을 토로하는 호소문을 내걸었다.
남편 정씨는 삼성 사내 하청 업체인 성우기업 소속으로 지난 11일 오전 6시 15분께 자택인 고현동의 한 아파트 화장실에서 목을 매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문제의 발단은 황금연휴였던 지난 어린이날 시작됐다. 휴일이지만 특근으로 출근해 늦게 퇴근한 정씨는 퇴근하자마자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인근 농원에 캠핑을 갔다.
4일에 이르는 모처럼의 황금연휴였지만 하루를 회사에 반납하고 3일을 가족들과 보낸 것이다.
그런데 정씨가 업무에 업무에 복귀하자 회사에서는 "휴일에 출근하지 않았다"고 질책하더니 부당한 인사 조치를 내렸다. 반장에서 조장으로 쫓겨났고 임금제도 월급에서 시급으로 바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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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평소에 "개같이 일한다"라는 다소 거친 표현을 사용했다. 하지만 자존심이 센 만큼 열심히 일했고 작업반 '반장'으로 책임감 있게 일했다.
그런데 휴일에 쉬었다고 회사에서는 직책을 강등시켰고 임금도 아르바이트생처럼 시급제로 바꿨다.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정씨가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하자 회사는 "원래대로 반장을 달아주겠다"고 했고 그 과정에서 정씨는 더 큰 배신감과 모멸감을 느꼈다.
아내에게 "개같이 일하다 개같이 버려졌다"고 말한 정씨는 10일 사표를 낸 뒤 동료들과 마지막 회식을 한 뒤 집에 일찍 들어왔다.
세 아이들을 사이에 두고 부인과 얘기를 나누던 그는 가족이 모두 잠든 새벽, 화장실에서 목을 맸다.
이에 부인 A씨는 "성우기업의 부당한 인사 조치 때문에 남편이 자극단적인 선택을 할 정도였는데 장례식장을 찾아온 성우기업 관계자가 한 말은 '밥그릇(장례물품) 가져다 드릴까요'였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현재 며칠째 거제조선소 앞에서 상복을 입은 채 억울함을 호소하는 중이다. 진실된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 회사 측에서는 별다른 조치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혜경 기자 heak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