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편의점에서 할랄 식품을 찾는 외국인 여성이 원하는 제품을 구하지 못하고 빈손으로 나가는 영상이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최근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 속 외국인 여성은 편의점 내부를 돌아다니며 컵라면, 과자, 음료수 등 다양한 제품을 살펴봤다. 여성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제품 바코드를 스캔하면서 이슬람 율법에 따라 허용된 할랄 식품인지 확인했다.
확인 과정에서 대부분의 제품이 이슬람 율법상 금지 식품을 뜻하는 '하람' 판정을 받자 여성은 불쾌한 표정과 한숨으로 반응을 보였다. 여러 제품을 확인했지만 할랄 식품을 발견하지 못한 여성은 두 손을 들어 올리며 불만을 표시한 뒤 아무것도 사지 않고 편의점을 떠났다.
엑스 X 캡처
25일 오전 기준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416만 회를 넘어섰다.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로 퍼지면서 여성의 행동을 놓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렸다.
누리꾼 일부는 여성이 히잡을 쓰지 않고 피어싱을 한 점을 지적하며 음식에만 엄격한 종교적 기준을 적용한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다만 외모나 복장만으로 개인의 종교적 신념과 실천 정도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에서 할랄 식품을 찾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는 반응도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한국에서는 할랄 식품 수요가 적으니 없는 게 당연하다", "한국은 한국 음식을 파는 곳이다. 메뉴가 마음에 안 들면 다른 국가에 가서 사라",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슬람 문화권에서 술과 돼지고기를 찾는 것과 같은 행동" 등의 의견을 남겼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무슬림 규모는 상당한 수준으로 파악된다. 2024년 발표된 학술연구는 같은 해 7월 말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 무슬림 인구를 약 31만9853명으로 추산했다. 다만 이는 국적별 종교 인구 비율을 적용한 추정치일 뿐 실제 신앙 여부를 직접 조사한 공식 통계는 아니다.
GettyimagesKorea
세계 무슬림 소비시장은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미국 퓨리서치센터는 2020년 기준 전 세계 무슬림 인구를 약 20억 명으로 추산했으며, 이는 세계 인구의 25.6%에 해당한다. 국내 식품기업들은 이슬람권 소비자를 대상으로 할랄 인증을 받고 수출을 늘리고 있다.
이슬람권 국가에서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무역협회가 올해 2월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5개국 소비자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83.0%가 한국 소비재 구매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한국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이유로는 판매처 부족 등 유통 접근성 문제가 46.1%로 가장 높았다.
한편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편의점의 외국인 매출도 급증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CU의 해외 결제수단 결제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65.7% 늘었다. GS25의 외국인 간편결제 매출은 같은 기간 78.0% 증가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관광객이 몰리는 주요 상권의 외국인 매출 비중은 절반을 넘기도 했다. CU 명동역점의 외국인 매출 비중은 평균 52%로 일반 점포의 약 26배에 달했고, GS25 뉴안녕인사동점에서는 외국인 매출 비중이 70%를 기록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상품도 다채로워지고 있다. 바나나우유, 김, 과자 등 기존 인기 제품에 더해 두바이 쫀득 쿠키, 그릭요거트 등 유행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GS25에서는 과일과 시리얼을 함께 먹는 한국식 요거트 먹방이 SNS로 확산하면서 '요즘 그릭요거트 블루베리'가 외국인 식품 매출 1위에 올랐다.
편의점 업계는 외국인 고객 맞춤형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CU는 여러 언어를 지원하는 인공지능(AI) 통역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일부 점포에는 무인 환전 기기를 설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