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동물병원마다 천차만별인 진료비 격차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기본 상담료부터 고가의 영상 검사까지 최대 110배 차이를 보이면서 반려인들의 경제적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정읍·고창)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2025년 전국 동물병원 진료비 현황조사'를 살펴본 결과, 진료 항목별 병원 간 가격 차이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윤 의원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이다.
가장 기본적인 진료 단계에서부터 가격 격차는 극명하게 나타났다. 초진 진찰료는 전국 평균 1만 520원(중간값 1만 원)이었지만, 가장 저렴한 곳은 1000원인 반면 비싼 곳은 6만 1000원으로 61배 차이가 났다. 재진 진찰료도 최저 1000원부터 최고 6만 1000원까지 같은 수준의 격차를 기록했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 / 뉴스1
특히 질병이나 건강 상태에 대한 단순 상담료의 경우 최저 1000원에서 최고 11만 원까지 형성되면서 무려 110배에 달하는 가격 편차를 보였다. 어느 병원을 가느냐에 따라 진료비 부담이 천양지차인 셈이다.
필수 진료로 꼽히는 입원과 백신 접종, 검사비의 격차도 상당했다. 반려견 입원비는 평균 6만 5040원이었으나 최고가와 최저가는 33배 차이를 나타냈다. 반려묘 입원비는 평균 5만 6417원으로 집계됐으며, 가격 차이는 20배에 달했다.
종합백신 접종비는 반려견이 8배, 반려묘가 9.4배의 격차를 보였다. 전혈구 검사비는 최저 1만 원에서 최고 15만 원으로 15배 차이가 발생했다.
반려인들이 가장 큰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정밀 영상 검사와 예방 투약 분야의 가격 편차는 더욱 심각했다. CT 촬영비는 최저 25만 7000원에서 최고 150만 원으로 약 5.8배 차이를 보였으며, 금액으로는 124만 원 이상 벌어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MRI 촬영비는 최저 40만 원부터 최고 160만 원까지 형성돼 병원에 따라 최대 4배의 차이가 났다. 금액 차이는 120만 원에 달했다.
심장사상충 예방비는 최저 1000원에서 최고 9만 원으로 90배 격차를 기록했고, 광범위구충 예방비는 최저 400원에서 최고 4만 2000원으로 105배 차이가 발생했다.
윤준병 의원은 "농림축산식품부가 현재 '지역별 평균·최고·최저 진료비 공개' 방식에서 '개별 동물병원별 진료비 온라인 공개'로 전환하려고 '수의사법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이어 "농식품부가 이해관계자 협의를 통해 구체적 범위를 확정한 후 공개할 예정인데, 핵심 항목의 공개 범위가 축소되거나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윤 의원은 "동물병원 진료비 체계가 천차만별이어서 반려인들의 진료비 부담과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단순한 지역별 평균·최고·최저가 공개를 넘어서,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비교하고 예측할 수 있는 투명한 개별 병원 진료비 정보 공개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