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현직 소방관이 올린 1분짜리 추모 영상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0일 충북소방본부 진천소방서 나경진 소방교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소방관 삼촌'에 올라온 '빨대'라는 제목의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영상은 유리컵에 빨대 한 개가 꽂힌 장면에서 출발한다. 이어 근조 리본을 단 소방관이 국화꽃을 들고 나타나 컵 속 빨대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국화꽃을 꽂은 뒤 화면에서 물러난다. 영상 마지막에는 '고(故) 김진석 소방위님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귀가 화면을 채운다.
나경진 소방교는 영상 설명란에 "경기 부천 공장 화재 현장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소임을 다하신 故 김진석 소방위님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해당 화재 현장에서 활동하신 동료 선후배분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합니다"라는 문구도 덧붙였다.
유튜브 '소방관 삼촌'
영상이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논란이 된 추 지사의 발언을 연상시키는 상징적 표현 때문이다. 영상 댓글창에는 "그동안 국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짧고 굵게 품격있게 분노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게 놀라우면서도 슬프다"라는 반응들이 쏟아졌다.
논란의 시작은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 현장이었다. 추 지사는 국가직 소방 재원을 지방이 90% 가량 부담하는 구조를 지적하면서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발언했고, 이는 소방공무원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논란은 지난 17일 부천 공장 화재에서 고 김진석 소방위가 순직하면서 더욱 증폭됐다. 추 지사를 향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추 지사는 김 소방위 빈소를 찾아 "제 의도와 다르게 전달되어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사과를 바라시니 사과한다"는 발언으로 진정성 없는 사과라는 비판을 받았다.
추 지사는 전날 권영각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장 등 소방공무원들을 직접 만나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나경진 소방교는 2021년 11월부터 '소방관 삼촌' 채널을 통해 소방 안전 정보를 시민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전달해 왔다. 평소 재치 있는 패러디 영상을 선보이던 그가 이번에는 아무 말 없이 빨대를 뽑고 흰 국화꽃을 꽂는 장면만으로 순직 소방관을 추모해 더욱 큰 울림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