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2일(목)

"야차 뜨자"...쓰러질 때까지 폭행당한 30살 청년, 7명 살리고 영면

주점에서 시비가 붙은 상대를 골목으로 불러내 맨손 격투를 뜻하는 "야차 뜨자"며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뇌출혈로 쓰러진 30세 피해자는 7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광주고법 제2형사부는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 씨(28)의 항소심에서 검찰과 피고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사건은 지난 1월 18일 오전 3시 10분쯤 전남광주 광산구의 한 주점 앞 골목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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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점에서 처음 만나 말다툼을 벌인 A 씨는 오선재 씨(30)를 밖으로 불러낸 뒤 자신의 휴대전화 녹음 기능을 켰다.


A 씨는 "녹음할 테니 나이와 이름을 말하며 싸움에 동의한다고 해라"며 맨손 격투를 요구했다. 자신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먼저 읊은 A 씨는 오 씨에게도 싸움 동의 발언을 강요했다.


이후 A 씨는 오 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10회 안팎 가격하고 발로 복부를 걷어찼다. 오 씨가 쓰러져 방어 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뒤에도 무차별 가격은 멈추지 않았다.


A 씨는 쓰러진 오 씨를 향해 녹음이 끝났으니 억울하면 신고하라는 취지의 발언까지 남겼다. 사건 당일은 생일을 앞둔 여동생과 가족 식사를 약속했던 날이었다.


A 씨는 법정에서 피해자가 먼저 시비를 걸어 발생한 우발적 다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A 씨가 폭행 시작 전부터 휴대전화로 현장을 의도적으로 녹음한 점 등을 근거로 우발적 사건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녹음 기록 등을 바탕으로 피해자가 저항 불능 상태에 놓인 뒤에도 가해자가 지속해서 상해를 입혔다고 명시했다.


병원으로 옮겨져 뇌출혈 수술을 받은 오 씨는 잠시 의식을 되찾았을 때 어머니를 향해 "사랑한다. 고생 많았다. 그리고 미안하다"는 말을 남겼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지난 2월 6일 사망했다.


다섯 살에 아버지를 여읜 오 씨는 어린 시절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며 홀어머니와 두 동생을 돌봐온 실질적 가장이었다.


배달과 화물차 운전, 보험설계사를 거쳐 2022년 배터리 제조업체에 입사했고, 2년 만에 정규직으로 전환돼 어머니 집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었다. 유족은 생전 장기기증을 원했던 고인의 뜻을 존중해 심장과 폐, 간, 신장, 안구 등을 기증했고, 오 씨는 7명에게 새 삶을 전하고 눈을 감았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대법원 양형기준상 권고형 범위인 징역 3~5년과 검찰 구형량인 징역 5년을 모두 넘어선 징역 6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 역시 원심의 양형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고 원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