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숨진 한 여고생 사건에서 가해 학생의 징계 수위를 의도적으로 낮추고 성범죄 정황을 축소 보고한 교육 당국의 총체적 부실 대응이 정부 감사 결과 사실로 확인됐다.
오늘(19일) 교육부 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2월과 4월 한국철도고등학교와 영주교육지원청, 경북도교육청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여 학폭 처리 및 사후 조치 전반에서 중대한 위법·부실 정황을 적발했다.
사건은 지난해 한국철도고에 입학한 피해 여학생 B 양이 동급생 남학생 A 군에게 지속적인 언어·신체·성폭력을 당하면서 시작됐다.
가해 학생은 B 양의 신체를 담뱃불로 지지는 등 가혹행위를 저질렀다. 그러나 학교 측은 지난해 6월 30일 피해 사실을 접수하고도 심의 결과가 나온 8월 6일까지 37일 동안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지 않았다. 심의 과정에서는 피해자에게 원인을 돌리는 부적절한 발언까지 나온 사실이 확인됐다.
뉴스1
특히 영주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심의위원 5명 전원이 가해 학생의 가해 고의성을 '높음'(3점)으로 판정했음에도 최종 집계에서 이를 2점으로 조작해 반영했다.
총점이 13점에서 12점으로 깎이면서 강제적 분리 조치인 '학급교체' 대신 솜방망이 처분인 '출석정지 10일'이 결정됐다. 이 과정에서 담당 장학사는 부적절한 정보를 제공해 강제전학 조치를 선택지에서 배제하도록 유도하는 등 처분 수위 하향을 이끈 정황이 감사에 드러났다.
피해 학생 B 양은 이 같은 처분이 통보된 직후인 지난해 8월 25일 숨졌다.
은폐·축소 정황은 학교 현장에서도 드러났다. 학교 측은 성범죄 정황을 인지하고도 수사기관에는 단순 신체폭력으로만 신고했으며 추가 가해 의혹에 대한 조사를 누락했다. 아울러 상급 기관인 경북도교육청에 보고 절차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당시 학교장과 교감, 영주교육지원청 담당 장학사 등에게 경징계 이상의 징계를 요구하고, 관리·감독 책임을 물어 경북도교육청에는 기관경고 처분을 통보했다. 가해 학생에 대한 형사재판은 현재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에서 진행 중이며, 교육부의 최종 감사 처분은 오는 11월 확정된다.
뉴스1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같은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www.129.go.kr/109/etc/madlan)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