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허위 고소한 아내의 몸에서 제3자 남성의 DNA가 나오면서, 법원이 아내에게 남편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불륜 의혹을 덮으려 무고성 고소에 나섰다가 유전자 검사 결과로 외도 정황이 드러나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안게 된 사건이다.
16일(현지시간) 대만 현지 매체와 사법당국에 따르면 타이베이 지방법원 합의부는 최근 남편이 아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1심을 깨고 "아내는 남편에게 5만 대만달러(약 220만 원)와 이자를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17년 11월 혼인했다. 남편은 2021년 8월부터 아내가 뚜렷한 사유 없이 가출과 잦은 외박을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갈등은 2023년 2월 수면 위로 올랐다. 남편이 부부 공용 태블릿PC에서 아내가 복수의 낯선 남성과 주고받은 친밀한 대화 내역을 확인하면서 격한 부부싸움이 일어났다.
이후 아내는 타이베이 맥케이기념병원을 찾아 성폭력 피해 검사를 받은 뒤 남편을 경찰에 고소했다.
남편이 새벽에 자신을 강제로 성폭행했다는 취지였다. 수사에 착수한 타이베이 지방검찰청은 대만 형사경찰국에 증거물 감정을 공식 의뢰했다.
국과수 격인 형사경찰국의 감정 결과 반전이 확인됐다. 아내의 신체 내부에서 채취한 시료에서 남성 Y염색체 DNA-STR형이 검출됐으나, 해당 유전자는 고소당한 남편의 것이 아니었다. 수사기관은 남편의 성폭행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남편은 결백을 입증한 뒤 즉각 반격에 나섰다. 아내가 제3자와 부정행위를 저질러 부부 사이의 정조 의무와 혼인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했다며 위자료 50만 대만달러(약 2200만 원)를 요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아내는 "다른 남성과 성관계를 맺은 적이 없으며, DNA 검출 경위도 모른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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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재판부는 남편의 청구를 기각했다. 체내에서 타인의 유전자가 확인됐으나 정액 반응을 나타내는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가 검출되지 않아 명백한 성관계 증거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항소심 법원의 판단은 정반대였다. 타이베이 지방법원 합의부는 형사경찰국의 전문 감정 결과가 높은 신빙성을 지닌다고 인정했다. 체내에서 제3자 유전자가 확인된 명백한 과학적 정황에 대해 아내가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한 채 단순 부인으로 일관한 점도 판단 근거로 삼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아내가 병원 진료를 받기 전 며칠 사이에 다른 남성과 성적 접촉을 가진 것으로 인정된다"며 "이로 인해 남편의 혼인 관계상 권리가 본질적으로 침해됐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양측의 재산, 직업, 혼인 파탄의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해 아내가 남편에게 5만 대만달러의 위자료를 배상하라고 최종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