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6일(수)

"위원장 구하자"...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2000만원 들여 최승호 선처 탄원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가 검찰에 송치된 최승호 위원장 등에 대한 선처를 요청하는 대규모 탄원서 서명 운동에 나섰다. 초기업노조는 3만명 규모의 선처 탄원서를 받기로 했다.


16일 이태규 사무국장은 사내 게시판에 "조합원 여러분께 부탁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려 최 위원장과 운영국장에 대한 탄원서 작성에 동참해 달라고 조합원들에게 요청했다.


초기업노조는 전날 상임집행위원회를 열고 선처 탄원서 서명 추진을 결정했다. 초기업노조는 이번 온라인 전자서명에 약 2000만 원의 노조 비용을 투입할 예정이다.


회의록에는 추진 배경으로 "동행노조(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 측 1.5만 엄벌 탄원 조직으로 대응 필요함"이라고 기재됐다.


다른 삼성전자 노조인 동행노조가 최 위원장 등에 대한 엄벌 탄원서 1만5000여개를 모으자 초기업노조가 두 배 규모의 선처 탄원서로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인사이트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 / 뉴스1


초기업노조는 회의록에 동행노조의 엄벌 탄원서에 블랙리스트 사건 관련 허위사실이 기재돼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서명자들에게 굿즈를 지급해 대가성으로 진행하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내용도 담았다.


초기업노조는 노조 비용 투입 근거로 규약 제14조 '신분 보장' 조항을 제시했다. 이 조항은 조합원이 의결기구의 결정이나 정당한 노조 활동을 수행하다 신분상 또는 재산상 불이익을 받을 경우 신분을 보장하고 피해를 보상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최 위원장 등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이달 검찰에 송치됐다. 이들은 올해 3월을 전후해 삼성전자 임직원의 개인정보를 활용해 노조 가입 여부 등이 담긴 명단을 작성한 혐의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특정 부서 단체 대화방에서 직원 이름과 전화번호, 사번, 노조 가입 여부 등이 담긴 엑셀 파일이 공유된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4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뉴스1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뉴스1


경찰은 세 차례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수사를 진행한 뒤 최 위원장과 초기업노조 간부 A씨 등을 검찰에 넘겼다. 


초기업노조와 동행노조의 갈등은 올해 5월 임금협상을 계기로 본격화했다. 초기업노조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조합원이 다수이고, 동행노조는 가전·모바일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 조합원이 중심이다.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으로 동행노조가 공동투쟁본부에서 이탈한 이후 양측의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초기업노조는 지난 14일 동행노조에 공문을 보내 내부 대화방에서 최 위원장과 삼성전자 임직원을 향한 폭력적 표현과 비하 발언이 있었다며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초기업노조는 대화방 원본 자료를 보존해 달라고도 요구해 법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