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6일(수)

1500원 아이스크림 한 개에 '특수절도'…발달장애인 부모가 내린 결단

발달장애인이 편의점에서 1천500원짜리 아이스크림 한 개를 계산하지 않고 나눠 먹었다가 특수절도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자, 가족들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발달장애인 A(34)씨 측은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이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했다며 최근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지적장애 2급인 A씨는 특수학교 동창인 B씨와 함께 지난 6월 부산 부산진구 한 편의점 밖 냉동고에서 1천500원짜리 아이스크림 1개를 꺼내 계산하지 않고 나눠 먹었다. 이들은 이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부산진경찰서는 두 사람이 2명 이상 합동해 물건을 훔친 것으로 판단해 특수절도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은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초범인 점과 피해자와의 합의, 적은 피해액 등을 고려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A씨 측은 특수절도죄의 전제 조건인 두 사람 간 공모 인정이 어렵다고 반박했다. 수사 과정에서 A씨의 장애 특성과 의사소통 능력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 핵심 주장이다.


아1.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의료기관 심리평가 결과 A씨의 지능지수(IQ)는 50 안팎으로 확인됐다.


A씨 가족은 "경찰 피의자 신문조서에는 A씨가 '같이 훔쳐서 먹었다'는 취지로 문장 형태로 진술한 것으로 기록됐지만, A씨는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거나 문장으로 의사 표현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B씨는 아예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데도 경찰 조사에서는 문장으로 된 진술 내용이 3줄이나 적혀 있다"며 "경찰이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의 신빙성을 그대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가족 측은 "검찰 역시 A씨의 의사소통 능력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발달장애인 수사 방식이 논란이 됐다. 부산경찰청은 이후 발달장애인 관련 사건을 전담 경찰관에게 의무적으로 배당하고, 경찰서장 특별관리 사건으로 지정하는 등 수사체계를 개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