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6일(수)

부적승차 적발한 역무원 얼굴 '박제'한 22만 해외 인플루언서, 한국 떠났다

서울 지하철 명동역에서 외국인 관광객 3명이 교통카드를 돌려쓰며 부정승차를 시도했다가 적발됐다. 이들은 역무원을 무단 촬영해 SNS에 공개하고 인종차별을 주장했으나, 결국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당했다.


지난 7일 낮 12시 30분쯤 서울 지하철 4호선 명동역에서 외국인 3명이 교통카드 2장만으로 개찰구를 통과하려다 적발됐다.


JTBC '사건반장'이 15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여성 2명이 먼저 카드를 찍고 입장한 뒤 그중 한 명이 개찰구 밖에 있는 남성에게 카드를 건넸다. 


bb3e6d58-5c67-4437-a5d5-b70dfd8d91bf.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이미 승차 처리된 카드로 남성이 통과하지 못하자, 여성은 하차 태그를 한 뒤 밖으로 나가 남성을 먼저 들여보내고 자신도 다시 승차 태그를 눌러 입장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CCTV로 이 장면을 확인한 역무원은 승강장으로 내려가 이들을 제지했다. 역무원은 영문 안내문과 여객운송약관을 제시하며 부정승차 사실을 알렸고, 규정에 따라 기본요금의 31배인 5만 1150원의 부가금을 부과했다.


외국인 일행은 역무원의 정당한 조치에 강하게 반발했다. "카드를 두 번 찍었으니 요금도 두 번 결제된 것"이라며, "아직 지하철을 타지 않았으니 밖으로 나가겠다, 환불해 달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했다. 외국인들은 역무원에게 욕설을 하고, 역무원이 "촬영하지 말라"고 경고했음에도 휴대전화로 그의 얼굴을 무단으로 찍었다.


사건 당일 저녁, 22만 명의 팔로워를 가진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SNS에 역무원의 얼굴이 모자이크 처리 없이 그대로 노출된 영상을 올렸다. 


detail-co-2WRks8M4eIc-unsplash.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unsplash


영상에는 "역무원이 아무 이유 없이 벌금을 부과하고 욕설을 했다", "한국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내용의 왜곡된 자막이 붙었다.


해당 게시물은 200만 회 이상 조회되며 빠르게 확산됐고, 얼굴이 무방비로 공개된 역무원은 극심한 정신적 충격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는 해당 인플루언서에게 영상 삭제를 요청하는 항의 메시지를 보냈으나 차단당했다. 노조는 법률 검토를 거쳐 이들을 모욕, 명예훼손,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논란이 커지자 인플루언서는 영상을 내리고 "지하철도 버스처럼 교통카드 한 장으로 여러 명이 탈 수 있는 줄 알았다"는 해명 영상을 게시했다. 하지만 "역무원이 돈을 낚아채고 욕설을 했다"는 주장은 철회하지 않았다.


역무원 측은 "영어로 승차 규정을 안내했을 뿐 욕설을 하거나 돈을 빼앗은 적이 없다"며 정당한 업무 수행 중 발생한 일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논란을 일으킨 외국인 일행은 현재 출국한 상태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