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피습 사건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자작극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선거가 아닌 가족 문제 해결이 목적이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15일 부산지법 형사6부(재판장 임성철)는 공직선거법상 선거자유방해 교사, 허위사실 공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를 받는 정 전 후보와 공범 윤모씨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정 전 후보가 선거에서 인지도와 지지율 상승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자작극을 벌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 전 후보는 지난 4월 27일 부산 금정구 구서나들목 인근에서 선거운동 중 10년 지기인 윤씨에게 자신의 얼굴에 녹차라테를 뿌리고 컵과 삶은 계란을 던지도록 지시해 마치 피습당한 것처럼 연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이한 / 뉴스1
정 전 후보 측 변호인은 사실관계 대부분은 인정하지만 범죄 성립의 핵심인 고의와 목적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펼쳤다. 변호인은 "정 전 후보가 자작극 이후 선거에 활용할 의도가 있었다면 그에 맞는 행동이 이어졌어야 한다"며 "사건이 예상보다 커지자 당황하고 두려워 진실을 밝힐 타이밍을 놓쳤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혐의별 변론도 구체적으로 진행됐다. 선거자유방해 교사에 대해서는 선거의 자유를 방해할 고의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서도 당선 목적이 없었다며, 당시 지지율이 2~3% 수준에 불과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서도 정 전 후보가 경찰에 직접 신고하지 않았고, 수사 과정에서 거짓 진술을 하거나 사실을 소극적으로 숨긴 것만으로는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공범인 윤씨 측은 자작극 가담 사실과 선거자유방해 혐의는 인정했다. 하지만 상해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는 부인했다. 윤씨 변호인은 "음료를 뿌리는 자작극일 뿐 상해를 입힐 고의는 없었다"며 "20여일 치료 진단서가 실제 상해 정도를 입증하는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음달 20일 오전 10시 다음 공판을 열어 증거에 대한 양측 의견을 정리하고 증인신문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