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택시를 탄 50대 후반~60대 초반 여성 승객이 차 안에서 혼자 넘어진 뒤 기사에게 치료비 명목으로 돈을 요구한 사건이 반복적으로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택시공제조합은 유사 피해 신고가 잇따르자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지난 14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택시기사 A씨는 지난달 31일 오전 광주에서 여성 승객 B씨를 태웠다. 목적지까지는 차로 약 5분 거리였고, A씨는 시속 20~30㎞의 느린 속도로 운행하고 있었다.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는 뒷좌석에 앉아 있던 B씨가 갑자기 쓰러지는 장면이 담겼다. B씨는 "워메. 중심을 못 잡겠다. 아저씨 어떡할까나"라고 말했다.
JTBC '사건반장'
목적지에 도착하자 B씨는 "침 좀 맞게 한의원 비용이라도 좀 주셔야 한다"며 A씨에게 치료비를 요구했다.
A씨는 보험료 상승 등 불이익이 우려돼 1만원을 건넸다. 하지만 B씨는 "파스도 못 사겠다. 아저씨, 한의원도 두세 번은 다녀야 한다"며 추가 금액을 요구했다.
A씨가 "우리 아들 경찰이니까 경찰서 가야겠다"고 하자, B씨는 "내려달라"며 택시요금도 지불하지 않고 하차했다.
B씨는 이틀 뒤인 지난 1일 다른 택시에서도 같은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택시기사 C씨의 차량에서도 쓰러진 뒤 "아저씨 어떡하냐. 파스비라도 인간적으로 줘야지"라며 이전과 비슷한 방식으로 돈을 요구했다.
C씨는 "내가 그런 것도 아닌데 무슨 돈을 달라고 하냐. 경찰서 가자"며 거절했다. 그는 "요즘 택시에 그런 사람들 많아서 우리 택시 조합에서도 경찰에 신고하라고 한다"고 말했다. B씨는 "아니 그렇게까지 하진 말자"고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B씨는 택시비를 주겠다며 편의점 앞에 차를 세워달라고 한 뒤 내렸다. C씨는 B씨의 사진을 찍어 조합에 보냈고, 전날 다른 기사에게 돈을 받아간 여성과 동일 인물임을 확인했다.
광주개인택시공제조합은 최근 조합원들에게 유사 사례에 주의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택시가 커브 구간을 지나거나 제동할 때 여성 승객이 차 안에서 넘어지거나 앞좌석·문 등에 몸을 부딪친 뒤 부상을 주장하며 소액 현금을 요구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일부 기사는 요구 금액이 적다는 이유로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현장에서 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은 "이처럼 현금을 건네고 상황을 마무리하면 승객의 인적사항을 확인하기 어려워 유사 피해 파악과 대응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합이 최근 파악한 B씨 관련 신고는 15건에 달한다. 지난 7월 25일에는 B씨가 택시의 우회전 도중 머리를 다쳤다며 돈을 요구해 5만원에 합의한 사례도 있었다. 이틀 뒤에도 머리를 부딪쳤다며 물리치료비를 요구했으며, 기사가 119를 부르겠다고 하자 바쁘다며 손사래를 쳤다.
조합은 "B씨가 허위로 부상을 주장하며 합의금을 요구한 것으로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며 "수사 과정에서 추가 피해가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