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이 정부의 부실한 수습과 유해 방치 의혹에 대해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지난 14일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협)는 서울 종로구 감사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적인 감사 청구서를 접수했다.
현장에는 유가족 22명과 법률지원단 등 25명이 참석해 '방치된 유해'와 '은폐된 유류품'이라는 문구가 적힌 모자와 조끼를 착용한 채 정부의 책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유가협이 감사원에 제기한 청구 사항은 총 8건이다. 참사 초기 부실했던 유해 수습과 지휘·감독 소홀, 규정을 위반한 채 14개월 넘게 이어진 유해 혼입 잔해물 방치, 유가족의 거듭된 재수색 요청 묵살 등이 포함됐다.
179명이 세상을 떠난 12·29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발생 600일째인 21일 유가족 협의회가 유해 재수색 현장 일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수습 실패와 진실 방임에 대한 국가 책임을 촉구하고 있다. 2026.8.21/뉴스1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로컬라이저 지지구조물인 콘크리트 둔덕의 규정 위반 개량공사와, 허위 보도자료를 통한 원인 은폐 의혹도 감사 대상에 올랐다.
구조적 이해충돌 문제도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 독립성이 침해되었으며, 국토교통부 간부가 상임위원을 겸직하면서 조사가 고의로 지연됐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경찰 수사 과정에서 최종 의사결정권자를 배제하고 실무자에게만 책임을 떠넘긴 이른바 '꼬리자르기' 수사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가협은 정부와 관계기관이 참사 초기 대응을 실패하고 유해를 장기간 방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토부는 참사 발생 15일 만인 지난해 1월 15일 '잔해 수습 99% 완료'를 공식 발표했으나, 올해 진행된 기체 잔해 재분류와 현장 재수색 과정에서 1800여 점이 넘는 유해와 유류품이 추가로 수습된 바 있다.
김유진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협의회 대표가 21일 유해 재수색 현장 일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가 규탄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2026.8.21/뉴스1
김유진 유가협 대표는 "참사 일주일 만에 첫번째 장례를 치렀고, 49재 전에 두번째 장례를 치렀는데 2주기를 앞둔 지금 (추가 수습된 유해의) 세번째 장례를 치러야만 한다"며 "다시는 어떤 유가족도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뒤, 그 가족을 자기 손으로 찾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다은 유가협 법률지원단 변호사는 "참사가 발생하고 1년8개월이 흐르는 동안 기소되거나 법적 단죄를 받은 핵심 책임자는 단 한명도 없다"고 지적했다.
권영국 전 정의당 대표는 "참사 직후 모든 과정에서 중대본, 중수본, 국토부를 중심으로 자행된 참사 부실 수습과 유해 방치 사태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진상을 밝혀달라"고 말했다.
유가협은 기자회견 직후 유가족과 시민 900여 명의 서명이 담긴 연대 서명부와 함께 감사 청구서를 최종 제출했다. 이들은 감사원이 성역 없는 감사를 통해 참사의 진상을 명확히 밝히고 관련 책임자를 엄중히 처벌할 것을 거듭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