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병실에 입원한 환자의 지갑에 손을 대 카드를 훔친 뒤 수천만 원을 무단으로 인출하고 결제한 60대 남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병원 입원실이라는 일상적이고 무방비한 공간에서 발생한 범행으로 피해 규모가 수천만 원에 달하자 법원은 엄벌을 내렸다.
오늘(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7단독(이준구 판사)은 절도 및 컴퓨터 등 사용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모(64)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박 씨는 지난 4월 1일부터 3일 사이 서울 강동구 소재 한 병원에서 같은 병실에 입원 중이던 피해자 A씨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 범행을 저질렀다. 병실 내 걸려 있던 A씨의 상의 주머니를 뒤져 현금 10만 원을 비롯해 법인카드와 체크카드를 훔쳐 달아났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후 박 씨는 훔친 카드를 현금자동입출금기(ATM)와 가맹점에서 무차별적으로 긁었다. 지난 4월 21일 경기 남양주시에서 체크카드에 메모된 비밀번호를 입력해 현금 100만 원을 인출한 것을 시작으로, 총 36차례에 걸쳐 3536만 원을 빼돌렸다.
같은 날 경기 구리시의 한 마트에서도 해당 카드로 약 82만 원어치를 결제했다. 총 피해 금액은 3600만 원을 넘어섰다.
재판 과정에서 박 씨는 병실 바닥에 떨어진 카드를 우연히 주웠을 뿐이라며 절도 고의를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배척했다.
재판부는 "절취한 체크카드를 주유소와 마트 등에서 부정 사용했다"며 "범행 경위와 내용, 횟수 등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고 범행의 횟수가 많으며 피해 금액도 작지 않다"고 판시했다. 다만 범행 사실관계를 대체로 시인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