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6일(수)

유학생 비자 '최대 4년' 묶으려던 트럼프…美 법원서 전격 차단

미국 연방법원이 유학생과 외신 특파원 등의 체류 기간을 최대 4년 및 240일로 묶어두려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비자 제한 행정명령에 급제동을 걸었다. 제도 시행을 단 하루 앞두고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미국 내 유학생 수십만 명과 취재 인력들은 비자 만료에 따른 강제 출국 위기를 피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연방지방법원의 데니스 세일러 판사는 국토안보부(DHS)가 입법 예고한 비이민 비자 체류 규정의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가처분 결정을 지난 14일(현지시간) 내렸다. 당초 해당 행정규칙은 오늘(15일)부터 전면 발효될 예정이었다.


세일러 판사는 결정문에서 행정부 측의 절차적 하자를 지적했다. 국토안보부의 개정안 추진 과정이 연방 행정절차법상의 엄격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국가 안보를 이유로 비자 기간을 일률 제한해야 한다는 정부 측 논리 역시 구체적인 근거와 설득력이 결여됐다고 판시했다.


GettyimagesKoreaGettyimagesKorea


국토안보부가 지난 7월 고시한 최종 개편안의 핵심은 '체류자격 유지'(D/S·Duration of Status) 제도의 전면 폐지였다. 기존에는 유학(F 비자), 교환·연구(J 비자), 외신 언론(I 비자) 소지자가 학위 과정이나 공식 연수, 취재 업무를 지속하는 한 별도의 갱신 허가 없이도 합법적 체류 신분이 자동 연장됐다.


국토안보부는 이를 전면 백지화하고 비자 유형별로 엄격한 상한선을 설정했다. 유학생(F)과 연수·연구 인력(J)의 합법 체류 기간을 일괄적으로 최장 4년으로 못 박았으며, 4년이 넘는 석·박사 통합과정이나 전문직 학위를 취득하려면 국토안보부 심사를 거쳐 추가 연장을 받거나 미국 밖으로 출국한 뒤 비자를 재발급받도록 강제했다. 외신 기자가 사용하는 I 비자의 경우 체류 기한을 단 240일(중국 국적자는 90일)로 대폭 축소해 매년 비자 심사를 받도록 설계했다.


신규 입국자뿐 아니라 기존 체류자에게도 소급에 준하는 규정을 적용하려던 점도 현장의 혼란을 키웠다.


이미 미국에 머무는 유학생과 연구원도 시행일로부터 최대 4년, 외신 종사자는 240일 이내에 비자 갱신 승인을 받아야 하는 구조였다. 이에 지난달 국제교육자협회(NAFSA)와 미국 고등교육·대학총장 이민정책연합, 전미 언론노조 뉴스길드-CWA 등 8개 교육·언론 단체는 연방정부를 상대로 규정 철회를 요구하는 공동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의 이번 잠정 중단 결정으로 미국 대학가와 현지 체류 인력들은 기존 D/S 체제를 임시로 유지하게 됐다. 향후 본안 소송 결과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비자 규제 정책이 다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