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보배드림)에 48년 전 영등포역에서 받은 작은 배려를 잊지 않고, 세상을 떠난 아들의 이름으로 500만 원과 자필 편지를 전달한 80대 할머니의 사연이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영등포역 직원들은 할머니에게 따뜻한 답장을 보내며 그 마음에 화답했다.
이 감동적인 이야기는 48년 전인 1978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북 정읍에서 완행열차를 타고 서울 영등포역으로 향하던 한 할머니는 형편이 어려워 자신의 차표만 겨우 살 수 있었다.
초등학생 아들의 차표 값 500원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던 할머니는 영등포역에 도착하자마자 역장에게 사정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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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역장은 할머니에게 돈을 받지 않고 "그냥 가라"며 따뜻한 배려를 베풀었다. 할머니는 그 자리에서 절을 하며 "죽기 전에 반드시 이 빚을 갚겠다"고 마음속 깊이 다짐했다.
그로부터 48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다. 최근 암 투병 끝에 사랑하는 아들 고(故) 김백철 씨를 먼저 떠나보낸 할머니는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마음의 빚'을 갚기 위해 영등포역을 다시 찾았다.
할머니는 5만 원권 100장, 총 500만 원이 담긴 봉투와 삐뚤빼뚤하지만 정성껏 눌러쓴 자필 편지를 직원들에게 건넸다. 편지에는 "지금은 많이 늦었지만, 그리고 많이 부족하지만 조금이라도 받아 주세요. 그동안 많이 많이 고맙고 감사했습니다"라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영등포역 직원들은 할머니의 현금 전달을 정중히 거절하려 했으나, "꼭 영등포역에 전하고 싶다"는 할머니의 간곡한 뜻에 결국 돈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신원을 밝히기를 원치 않는 할머니에게 고마움을 전할 방법을 고민하던 역무원들은 역사 내 알림판에 '난곡동 할매께'라는 제목의 큼지막한 답장을 게시했다.
직원들은 답장을 통해 "어머니께서 전해주신 용기와 따뜻한 마음 덕분에 매일을 선물처럼 보내고 있다"며 "누군가에게 받은 배려와 친절을 잊지 않고 감사하는 마음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역무원으로서 고객에게 어떤 마음으로 다가가야 하는지 다시금 깨달았다"고 뭉클한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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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연에 누리꾼들은 "조그마한 인정을 잊지 않는 마음, 염치를 알고 갚는 책임감, 그리고 세상을 떠난 아들에 대한 모정이 느껴져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다", "48년 전 따뜻한 배려를 베푼 역장님도, 그 배려를 평생 기억하고 찾아오신 어머니도, 따뜻한 답장으로 마음을 이어간 역무원들도 모두 이 시대의 영웅이다" 등의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한편,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수도권 서부본부 측은 할머니가 전달한 500만 원을 기타수익으로 처리하고, 할머니의 숭고한 뜻이 살아날 수 있도록 뜻깊은 곳에 사용할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48년 전 영등포역에서 시작된 아주 작은 '인정' 하나가 2026년 9월 14일 오늘을 살아가는 수많은 이들의 가슴속에 묵직한 울림과 따뜻한 온기를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