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6일(수)

간첩죄 적용 대상 북한서 모든 외국으로... 첨단기술 유출 처벌 넓어진다

13일부터 간첩죄 처벌 대상이 북한에서 모든 외국으로 확대됐다. 그동안 중국 등 북한 이외 국가로 반도체와 첨단 산업기술이 빠져나가도 간첩죄를 적용하기 어려웠던 법적 한계를 보완하게 됐다.


지난 13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개정 형법은 외국이나 이에 준하는 단체를 위한 간첩행위를 처벌하는 새로운 조항을 마련했다.


처벌 수위는 3년 이상 징역이다. 기존에 있던 '적국'을 위한 간첩행위 처벌 조항은 계속 유지된다.


99855rwtn2qdwe8ny7m1.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국회는 지난 2월 26일 형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3월 12일 공포 후 6개월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이날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종전 형법에서 간첩죄는 원칙적으로 '적국'을 이롭게 하는 행위만 대상으로 삼았다. 실무상으로는 북한과 연관된 간첩행위에 집중 적용됐다.


중국을 포함한 여타 국가의 정부나 기업이 개입된 산업기술 유출 사건에는 간첩죄를 적용하지 못했다.


대신 산업기술보호법이나 영업비밀 관련 법률을 활용해야 했다. 첨단기술 유출의 중대성에 비해 처벌 강도가 약해질 수 있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2월 개정안 국회 통과 당시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인공지능(AI) 등 국가 전략기술의 해외 유출을 막는 능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평가했다.


xxxxx.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로이터는 법률·안보 분야 전문가들도 개정안을 오래전부터 지적된 법적 사각지대를 메우는 조치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개정안을 지지하는 측에서는 산업스파이 활동에 대한 억제 효과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이은 첨단 반도체 기술 유출 사건도 법 개정을 이끈 요인으로 거론된다. 검찰은 지난해 삼성전자 전직 직원 5명을 핵심 D램 기술을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로 빼돌린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삼성전자와 CXMT는 당시 이 건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앞세워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AI 산업이 성장하면서 첨단 메모리 기술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졌고, 반도체를 포함한 전략산업 기술의 해외 유출을 차단하는 문제가 산업안보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750r8a5muh03z8t0491q.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다만 개정된 법률은 특정 국가를 콕 집어 처벌 대상으로 지목하지 않았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법 개정이 중국을 겨냥한 것이냐는 물음에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들이 국제 규범과 법률을 준수하며 국제 협력을 진행하도록 요구한다고 답했다.


마오닝 대변인은 "각국이 기업의 정상적인 투자와 경영 활동을 보호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우며 차별 없는 사업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간첩죄 적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앞으로 북한 이외 국가나 이에 준하는 단체를 위한 간첩행위에도 형법상 간첩죄를 적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AI 등 첨단 산업기술을 둘러싼 해외 유출 사건에서 실제 수사와 기소 과정에 개정 조항이 어떻게 활용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