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08일(화)

하루 14시간 배달일하던 40대 가장, 4명에게 새 생명 주고 떠났다

20대부터 가족 생계를 짊어진 최정섭 씨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며 4명에게 장기를 기증해 생명을 나눴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최정섭(46) 씨는 지난 7월 24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에서 심장과 간, 양쪽 신장을 기증했다. 그는 같은 달 17일 밤 비가 내리는 날 배달 일을 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했고, 이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가족 곁을 떠났다.


최 씨는 서울에서 1남 1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아버지가 20대 초반 긴 투병 생활 끝에 사망한 뒤부터 그는 가장 역할을 도맡아왔다. 어머니와 여동생 역시 건강 문제로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고, 최 씨는 가족 부양과 돌봄의 책임을 혼자 감당했다.


SSC_20260908100837.jpg기증자 최정섭씨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최 씨는 전기공사 일을 주로 했으나 경기 침체로 약 1년 전부터 배달 일로 생계를 꾸렸다.


하루 14시간 이상 일하는 것은 일상이었다. 평소 등산과 둘레길 걷기를 즐기던 그였지만, 일과 가족 돌봄에 시간을 모두 쏟다 보니 여유 있는 시간을 갖기 어려웠다.


최 씨의 매제 강일규 씨는 "형님은 가족과 친척, 지인들에게 항상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통했다"며 "저도 형님의 성품을 잘 알기에 많이 의지했다"고 회상했다.


강 씨는 "부디 천국에서는 일하지 말고 편하게 지내셨으면 좋겠다. 늘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형님의 동생이자 제 아내는 이제 제가 잘 챙기겠다. 그곳에서는 꼭 행복하시고, 저희 부부를 잘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가족들은 최 씨와 여행이나 여유 있는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한 점을 가장 아쉬워했다. 20대부터 쉬지 않고 일해온 그에게 편히 쉴 시간은 주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