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06일(일)

주운 카드로 골드바까지 산 20대 남성...CCTV 얼굴 선명한데 경찰은 '미제'

무인 인쇄점에서 분실한 신용카드를 주운 20대 남성이 3일간 전국을 누비며 180만원대의 골드바를 사고도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됐다.


6일 JTBC '사건반장'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 A씨는 2025년 11월27일 휴대전화로 카드 결제 알림을 확인하던 중 낯선 사용 내역을 발견했다.


A씨는 평소 모바일 간편결제를 주로 이용하고 실물 카드는 거의 쓰지 않아 카드를 잃어버린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다. 당시 업무가 바빠 결제 문자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상태였다.


사1.jpgJTBC '사건반장'


A씨가 사용 내역을 역추적한 결과, 본인이 운영하는 매장 옆 무인 인쇄소에 카드를 두고 온 것으로 드러났다. 누군가가 이 카드를 습득한 뒤 곧바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카드를 주운 남성은 인쇄소 근처 전자담배 가게에서 처음 카드를 썼다. 이후 택시와 기차표, 영화 관람 등 연속적으로 결제를 진행했다. 남성은 서울 홍대를 시작으로 김포, 청량리, 대전, 제천, 청주 등 수도권과 충청권을 종횡무진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카드 정지 조치를 취하고 경찰에 신고한 A씨는 이후에도 두 차례나 추가 결제 시도 알림을 받았다.


그중 가장 큰 피해는 김포의 한 금 거래소에서 발생했다. 남성은 이곳에서 186만3000원을 결제하고 1돈짜리 골드바 2개를 구입했다.


A씨가 금 거래소에 직접 연락해 CCTV를 확인한 결과,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성이 책가방을 멘 여성과 함께 매장 앞에 나타났다.


남성은 혼자 매장 안으로 들어갔고, 처음 꺼낸 카드가 거절되자 A씨의 카드를 제시했다. 결제가 완료된 뒤 매장을 나온 남성은 발차기 동작을 하며 기뻐했고, 밖에서 기다리던 여성과 함께 뛰어가며 현장을 벗어났다.


A씨는 "선물 정도 산 줄 알았는데 순금을 샀다는 게 충격이었다"며 "카드를 오래 못 쓸 거란 걸 알고 금을 산 것 같다. 익숙한 듯한 행동이었다"고 전했다.


남성의 얼굴이 CCTV에 뚜렷하게 찍혔지만 경찰은 신원을 밝혀내지 못했다. A씨는 신고 후 전화와 이메일로 여러 차례 진행 상황을 물었지만, 단서 부족으로 추적이 어렵다는 답변만 들었다. 결국 신고 약 6개월이 지난 2026년 5월, 사건은 미제로 분류됐다.


경찰 관계자는 "CCTV 동선 추적, 탐문 수사, 장물 수사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했으나 신원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미제로 분류됐지만 수사가 종결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남성의 얼굴을 전국 경찰망에 등록하는 '스피드 수배'를 진행 중이며, 향후 신원이 파악되는 즉시 수사를 재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