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1일(금)

교권 침해 호소하러 간 교사들... "위원회서 2차 가해를 당했다"

학생 간 성추행 사건을 처리했다가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혐의로 피소된 교원들이 교육 당국의 보호 기구로부터 되레 2차 가해를 당했다며 감사를 청구했다. 교권을 보호해야 할 지역교권보호위원회가 피해 교원들을 피의자 다루듯 추궁하고 편향적인 심의를 진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파장이 일고 있다.


경기 화성오산교육지원청 지역교권보호위원회는 지난달 24일 열린 심의 과정에서 불거진 공정성 시비로 특정감사 및 행정심판 청구 대상에 올랐다. 피해를 호소한 교원들은 위원회가 학부모 측 입장을 대변하며 2차 가해를 저질렀다며 공식 감사 청구서를 접수했다.


발단은 올해 초 발생한 A고등학교 학생 간 성추행 사안이었다. 경찰 단계에서는 남학생의 혐의가 인정되지 않았으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자체 심의를 거쳐 해당 학생에게 '학교에서의 봉사' 처분(3호 조치)을 내렸다. 이에 반발한 남학생 학부모는 학교의 사안 처리 과정을 문제 삼으며 교장과 교감, 부장교사, 교사 등 사건 처리에 관여한 교원 4명을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무더기 고소했다.


화성오산교육지원청 화성오산교육지원청


학부모의 반복된 민원과 형사 고소로 정당한 교육활동을 침해당했다고 판단한 교원들은 공식 구제를 받기 위해 지역교권보호위원회 심의를 요청했다. 그러나 교원들은 접수 단계부터 교육 당국의 비협조적인 태도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감사 청구서에 따르면 담당 장학사는 심의를 요청하는 교원에게 "학부모로부터 역고소나 민사소송을 당할 수 있다"며 소송 위험성을 내세워 심의 진행을 위축시켰다.


본 심의에서도 위원회의 편향된 질의가 이어졌다. 교원들이 제출한 사안서 속 '교무행정 마비'라는 문구를 문제 삼아 집요한 입증을 요구하는가 하면, 학부모 측 변호인이 제출한 의견서를 바탕으로 교원들을 몰아붙였다. 특히 한 심의위원은 "회사에 불만이 있으면 사장을 찾듯 학교에 불만이 있으면 교장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는 취지로 발언하며 악성 민원과 고소를 정당화하는 태도를 취했다.


심의에 참여했던 신고 교원은 "학부모의 고소와 민원으로 힘든 상황에서 교권을 보호받기 위해 위원회를 찾았는데, 오히려 우리가 잘못한 사람처럼 추궁받는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교원을 보호해야 할 교권보호위원회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당시 심의 과정이 적절했는지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피해 교원들은 심의 당시 녹취록 및 회의록 전수조사를 비롯해 담당 장학사의 접수 방해와 소극 행정에 대한 직무감찰을 촉구했다. 아울러 위원장과 심의위원들의 편향 심의 및 2차 가해 여부 조사, 심의위원 자격 검증, 교보위 운영 전반의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감사 청구가 제기된 만큼 관련 절차에 따라 사실관계가 확인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지역교권보호위원회 심의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개별 사안이어서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