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경복궁과 덕수궁을 비롯한 주요 궁궐 및 조선왕릉의 관람료가 인상된다.
지난 5일 국가유산청은 청와대에서 열린 하반기 주요 업무 보고에서 "오는 11월 새로운 궁·능 관람료 기준을 발표하고 2027년 1월 1일부터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궁궐과 왕릉 관람료는 지난 2005년 인상된 이후 20년째 유지되고 있다. 현재 경복궁과 창덕궁 관람료는 성인 1명당 3천 원, 창경궁과 덕수궁은 1천 원이다. 창덕궁 후원을 관람하려면 추가 관람료를 내야 한다. 조선왕릉의 경우 성인 기준으로 500∼2천 원의 관람료가 책정되어 있다.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한복을 입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경복궁을 둘러보고 있다. 2026.6.14/뉴스1
다만 만 24세 이하나 만 65세 이상 내국인, 만 18세 이하 혹은 만 65세 이상 외국인, 독립유공자 및 배우자, 국가유공자, 임산부 등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한복을 입은 사람 역시 무료 관람 대상에 해당한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에 따르면 올해 1∼6월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 등 4대 궁과 종묘를 방문한 관람객은 총 741만여 명으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해외의 유사한 문화유산과 비교하면 관람료가 낮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프랑스의 대표적 관광 명소인 베르사유 궁전은 성수기(4∼10월)에 유럽경제지역(EEA) 이외 국가에서 온 방문객에게 인당 35유로(한화 약 5만7천 원)씩 받고 있다. 일본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히메지 성의 경우, 히메지시 거주 시민은 1천 엔(약 9천 원), 외부 관람객은 2천500 엔(약 2만3천 원)의 관람료를 받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이미 관람료 현실화를 위한 연구 용역을 마친 상태다. 지난해 말 열린 공청회에서는 4대 궁과 조선왕릉, 종묘를 다녀간 방문객이 궁궐과 종묘 관람료로 평균 9천730원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국가유산청은 용역 결과를 토대로 대국민 토론회를 거쳐 구체적인 기준을 정할 전망이다.
한편 국가유산청은 올해 하반기에 국가유산으로 만드는 대한민국 브랜드 가치, 365일 빈틈없는 국가유산 안전망 구축, 국민 일상과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상생의 국가유산 등을 목표로 주요 사업을 추진한다.
올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한국의 갯벌' 2단계 확대 등재에 이어 세계기록유산 아태지역 목록,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에도 도전한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국가유산의 브랜드 가치를 전 세계에 확산하면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국가유산 향유 프로그램과 규제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