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매수 여부 따라 전체 지분가치 2조원 안팎
어피니티 거래 때 논란 된 유상증자 배제 여부도 미공개
대주주 지분만 사면 1조2천억대...전량 매입 땐 8천억 추가 부담
롯데렌탈 재매각 논의가 다시 움직이면서 쟁점이 경영권 지분 가격에서 잔여 지분 처리 방식으로 번지고 있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61.18% 지분에 주당 5만원대 중후반 가격이 적용되면 대주주 지분 가치는 1조2천억~1조3천억원대로 계산된다. 잔여 지분 38.82%까지 같은 가격으로 사들이면 추가로 8천억원 안팎이 필요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거래 규모는 공개매수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대주주 지분만 넘기면 1조원대 초중반 거래지만, 잔여 지분까지 같은 단가로 사들이면 전체 지분가치는 2조원 안팎으로 커진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소액주주 지분에도 적용될지가 이번 거래의 남은 변수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와 롯데렌탈 공시 등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TPG는 롯데렌탈 인수를 놓고 롯데 측과 실사 등 논의를 진행 중이다. 시장에서는 주당 5만원대 중후반 수준의 가격이 거론된다. 주당 5만5천원을 적용하면 롯데렌탈 전체 지분가치는 약 1조9960억원이다. 주당 5만8천원 기준으로는 약 2조1060억원까지 올라간다.
롯데렌탈은 지난 1일 해명공시에서 최대주주 등에게 확인한 결과 TPG 측과 롯데렌탈 지분 매각 관련 실사 등 논의를 진행한 바 있으나, 주식 매각과 관련해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롯데렌탈은 구체적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했다.
대주주 지분만 1.3조...전량 매입 땐 2조 안팎
롯데렌탈의 발행주식은 올해 3월 말 기준 3630만9388주다. 호텔롯데는 1384만6833주, 부산롯데호텔은 836만5230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은 각각 38.14%, 23.04%다. 두 회사의 보유 지분을 합치면 2221만2063주, 61.18%다.
주당 5만5천원을 적용하면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 보유 지분 가치는 약 1조2217억원이다. 주당 5만8천원 기준으로는 약 1조2883억원이다. 국민연금 5.08%, 우리사주조합 2.72%, 기타 주주 31.02%를 합친 잔여 지분은 38.82%다.
롯데렌터카 지점 전경 / 롯데렌터카
잔여 지분 1409만7325주를 같은 가격에 사들이면 주당 5만5천원 기준 약 7754억원, 주당 5만8천원 기준 약 8176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 대주주 지분만 인수하는 1조원대 거래와 잔여 지분까지 포함하는 2조원대 거래 사이에 8천억원 안팎의 차이가 생기는 구조다.
이번 거래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의 기존 매각 계약이 무산된 뒤 다시 진행되는 재매각이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어피니티와 주식매매계약을 맺고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 보유 지분 중 56.17%를 1조5729억원에 넘기기로 했다. 당시 주당 매각 단가는 7만7115원이었다.
TPG와의 논의에서 거론되는 주당 5만원대 중후반 가격은 어피니티 거래 때보다 낮다. 다만 매각 대상이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 보유 지분 전량으로 넓어질 경우 대주주 지분 기준 거래 규모는 다시 1조원대 초중반에 형성된다. 잔여 지분 처리 방식에 따라 최종 딜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잔여지분·유상증자 방식은 아직 미공개
앞선 어피니티 거래에서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도 논란이 됐다. 인수자가 신주를 낮은 가격에 받으면 평균 인수 단가가 낮아지는 반면, 기존 주주는 지분 희석을 떠안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이번 TPG와의 논의에서 유상증자 방식이 포함되는지, 배제되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잔여 지분 공개매수 여부도 공시상 확인되지 않았다. 현행 제도상 주식양수도 방식의 경영권 거래에서 인수자가 곧바로 잔여 주주 지분 전량을 같은 가격에 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금융당국이 의무공개매수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고, 개정 상법으로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가 신설되면서 상장사 M&A 거래 구조를 둘러싼 부담은 커졌다.
최근 국내 상장사 경영권 거래에서도 대주주 지분만 사들이는 방식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는 달라지고 있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으로 최대주주 지분을 넘기면서 잔여 주주에게 같은 가격의 출구를 열지 않으면, 거래 이후 주주 반발이 커질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심사도 남아 있다. 공정위는 올해 1월 어피니티의 롯데렌탈 인수를 불허했다. 어피니티가 이미 SK렌터카를 보유하고 있어 국내 렌터카 시장 1·2위 사업자가 같은 사모펀드 지배 아래 놓이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당시 단기 렌터카와 장기 렌터카 시장 모두에서 경쟁제한 우려가 크다고 봤다. 이번 거래는 어피니티 때와는 다르기 때문에 불허 가능성은 높지 않다.
TPG와 롯데 측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기업결합 신고와 심사 절차를 거쳐야 한다. 롯데렌탈의 다음 재공시 예정 시한은 이달 31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