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엄한 감시 속에 재시험이 치러진 인도 의과대학 입학시험을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다. 시험 문제 유출로 촉발된 이번 사태는 재시험 압박을 이기지 못한 수험생들의 연쇄 극단적 선택과 전국적인 대규모 시위로 번지며 인도 사회의 심각한 갈등 요인으로 부상했다.
지난 4일 방송된 KBS1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 등에 따르면, 지난 달 21일 인도 전역에서 치러진 의과대학 입학시험인 'NEET' 재시험 고사장에는 생체 인식 확인 시스템과 금속 탐지기, 무장 순찰대까지 배치됐다. 공군 군용기가 시험지를 운송했고 전국 고사장 내부에는 130만 대 이상의 폐쇄회로TV가 설치됐다.
이처럼 삼엄한 통제가 이루어진 배경에는 지난 5월 치러진 1차 시험의 대규모 부정행위가 있다.
KBS1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
매년 200만 명 이상이 응시하는 인도 의대 입학시험은 극심한 경쟁으로 악명이 높다. 지난 5월 시험 직후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예상 문제 400여 개가 유출됐고 이 중 120개가 실제 시험과 일치한 사실이 수사 결과 확인됐다. 국가시험관리청은 즉각 시험 무효화와 전면 재시험 결정을 내렸다.
사태의 파장은 교육 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넘어 수험생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네 번째 도전 끝에 1차 시험에서 고득점을 취득했던 한 20대 응시생은 재시험 발표에 따른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이처럼 재시험 스트레스로 목숨을 끊은 수험생은 현재까지 총 13명으로 집계됐다.
비보가 잇따르자 분노한 인도 청년들은 거리를 점거하고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기저귀를 흔들며 시험 관리 체계의 무능을 비판하고 교육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항의 시위가 인도 전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현지 정부는 가담자에게 최대 10년의 징역형과 1억 루피의 벌금을 부과하는 부정행위 방지법을 시행 중이지만 실효성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