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동림동 대마산 주변 주민들이 백로 떼의 집단 서식으로 인한 소음과 악취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지난 3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오후 1시께 대마산 일대는 수백 마리의 백로가 내는 '깍깍깍' 소리로 가득했다. 나뭇가지마다 흰 백로들이 빼곡히 자리를 잡았고, 날갯짓을 할 때면 떼를 지어 하늘로 날아올랐다.
백로 서식지 바로 아래에는 동림동 삼익아파트를 포함해 약 2000여 세대가 거주 중이다. 약 1㎞ 거리의 영산강에서 먹이를 구한 백로들이 이곳으로 돌아와 번식하면서 주민들은 여름마다 극심한 피해를 겪고 있다.
3일 광주 북구 동림동 대마산 자락 숲에서 백로들이 나무마다 둥지를 틀고 서식하고 있다 / 뉴스1
동림동에서 30년간 살아온 A씨는 "예전에는 운암산에 백로들이 많이 있었는데 지난해부터 이쪽으로 넘어온 것 같다"며 "영산강에서 먹이사냥을 하고 돌아오는 것 같은데 울음소리도 시끄럽고 여름에는 배설물 냄새가 물고기가 썩는 것처럼 비릿해 창문을 열어두기 힘들다"고 말했다.
6년간 이 지역에 거주하다 최근 이사한 B씨도 "비가 오는 날이면 냄새가 훨씬 심해진다. 물고기 썩는 냄새와 새 사체에서 나는 냄새가 섞인 것처럼 역했다"며 "차량에 새똥이 떨어지는 일도 잦았고, 여름에는 창문을 열어놓기가 어려울 정도였다"고 토로했다.
최근 들어 창문을 열고 지내는 가구가 증가하면서 주민들의 피해는 더욱 커지는 추세다. 주민들은 새벽 시간 백로 울음소리로 수면을 방해받고, 바람을 타고 아파트 단지까지 번지는 배설물 악취로 고통받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뉴스1
백로는 이 지역에 처음 등장한 새가 아니다. 주민들에 따르면 과거 동림동 운암산에 집단으로 서식했던 백로들이 최근 들어 대마산 인근으로 서식지를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의 민원은 행정기관으로도 전달됐다. 동림동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북구청에 백로떼 대응 방안을 요청했으나 "현실적인 방법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북구 관계자는 "백로는 유해야생동물이 아니라서 임의로 쫓거나 포획할 수 없다"며 "주민들의 어려움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만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백로는 원래 광주천 인근에서도 서식했으나 개발 등으로 환경이 변하면서 영산강 주변을 오가며 이동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높은 나무에 둥지를 트는 습성 때문에 고층 세대에서 울음소리가 더 크게 들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종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도시 확장으로 인간과 야생동물의 생활권이 겹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며 "번식기에 백로를 강제로 쫓아내도 인근 지역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커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사무처장은 "무조건적인 서식지 제거보다는 번식이 끝난 이후 가지치기나 일부 간벌 등을 통해 주민 피해를 줄이는 현실적인 관리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며 "주민 생활환경과 야생조류 보호를 동시에 고려하는 장기적인 접근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