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6일(월)

"이번 생에서 당신을 만난 건 가장 큰 축복"세상 떠난 약혼녀 등신대 안고 영혼 결혼식 올린 남성

말레이시아 페낭주 버터워스에 사는 한 남성이 결혼을 불과 몇 달 앞두고 갑작스럽게 숨진 약혼녀를 추모하기 위해 등신대와 결혼식을 올렸다.


지난 3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매체 아시아원은 말레이시아의 존이 지난달 28일 약혼녀 사키라 사우의 실물 크기 등신대와 함께 결혼식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등신대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으로 제작됐다.


이른바 '영혼 결혼식'으로 불리는 이 의식은 신랑이나 신부 중 한 명 또는 양측 모두가 사망한 경우 치러지는 전통 의례다. 영적인 세계에서 부부의 연을 맺는다는 의미를 지닌다.


0003535433_001_20260706092007584.jpg페이스북 'John Muaythai John'


존과 사키라는 오는 11월 결혼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사키라가 지난달 23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결혼식이 무산됐다.


사키라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사키라는 생전 인터넷 방송인으로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존은 당초 결혼식에 초대했던 가족과 지인들을 그대로 초청해 예정대로 결혼식을 치렀다. 존은 웨딩드레스를 입은 사키라의 등신대를 안고 버진로드를 걸었다. 하객들은 두 사람을 위해 박수를 보냈다.


결혼식장에서는 사키라의 사진과 영상이 상영됐다. 전통 차례와 공연, 종이 공양을 태우는 의식도 함께 진행됐다.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영상에는 존이 사키라의 관 앞에 무릎을 꿇고 오열하는 장면이 담겼다.


738396710_1667989428663224_2659989186072491413_n.jpg페이스북 'John Muaythai John'


존은 결혼식이 끝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그는 "오늘 드디어 당신과 결혼했다"며 "이번 생에서 당신을 만난 것은 가장 큰 축복이었다"고 썼다.


그는 이어 "다음 생에서는 반드시 다시 당신을 찾아 평생 함께하겠다"며 "우리의 사랑은 이별 때문에 단 한 순간도 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현지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등신대를 들고 결혼하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사연을 알고 보니 먹먹하다", "관 앞에서 우는 모습을 보니 너무 안타깝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