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인주의 한 사슴이 사고로 다리 하나를 잃은 뒤에도 자신의 새끼와 함께 어미를 잃은 새끼 2마리를 돌보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는 메인주 머시아포스트에서 목격된 어미 사슴의 이야기가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사슴은 2024년 11월 사냥철 당시 이웃 주민이 쏜 총에 오른쪽 앞다리를 잃었다. 주민들은 세 다리로 걷는다는 의미에서 이 사슴에게 '세발이'(Tripod)라는 이름을 붙였다.
미국 메인주 머시아포스트에서 사고로 다리 하나를 잃은 어미 사슴이 ‘고아 사슴’ 2마리를 입양한 사연이 전해졌다 / Tanya Decatur 페이스북
사슴의 사연은 지역 주민이자 아마추어 야생동물사진가인 타냐 디케이터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발이의 사진을 공개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청소업체에서 일하는 디케이터는 지난 10년간 독수리, 여우, 딱따구리 등 메인주의 야생동물을 꾸준히 촬영해왔다.
디케이터가 공개한 사진에는 세 다리로 서서 카메라를 응시하는 어미 사슴과 그 젖을 먹고 있는 새끼 한 마리, 그리고 곁에서 함께 있는 다른 새끼 2마리의 모습이 담겼다.
디케이터는 게시글에서 "몇 년 전 사냥철에 다리를 잃은 이 강인한 암사슴은 생존과 사랑의 빛나는 본보기"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 주민들의 지원과 정성 어린 보살핌 덕에 암사슴은 활기차게 잘 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Tanya Decatur 페이스북
디케이터는 사고 발생 1~2주 후 집 주변 숲과 들판에서 다리가 하나 사라진 세발이를 처음 발견했다. 그는 "절뚝거리긴 했지만, 믿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달리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세발이는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사람들 집 근처에서 보냈다. 디케이터가 당나귀와 말 등을 기르는 뒷마당 목초지에서 잠든 세발이를 발견한 적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를 코요테나 스라소니 같은 포식자를 피하기 위한 행동으로 분석했다.
세발이는 올해 봄 새끼 한 마리를 출산했다. 그런데 지난주부터 세발이와 함께 다른 새끼 사슴 2마리가 목격되고 있다.
Tanya Decatur 페이스북
디케이터는 이 새끼들이 6월 중순 동물찻길사고로 사망한 다른 암사슴의 새끼일 것으로 추정했다. 디케이터는 "지난해 새끼를 잃은 일은 자연의 가혹한 현실을 보여주지만, 올해 그는 또 다른 새끼를 낳았고, 고아가 된 쌍둥이 두 마리를 입양해 강한 모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적었다.
디케이터는 "녀석들을 볼 때마다 다치지 않고, 아직도 무사히 지내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놓인다"며 "세발이와 새끼들을 위해 동네에 '사슴 횡단' 표지판을 설치하도록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