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뉴욕의 상징적 랜드마크인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첨탑에서 '고공 청혼' 퍼포먼스를 벌인 러시아 출신 스턴트 커플이 경찰에 체포됐다. 약 450m 높이의 건물 꼭대기에서 펼쳐진 이번 청혼 이벤트는 사전 허가 없이 진행된 불법 침입으로 밝혀졌다.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정오 무렵 맨해튼 중심부에 위치한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안테나 최상단에 검은색 복장의 남녀가 나타났다. 두 사람은 대형 검은색 현수막을 펼쳤고, 여기에는 흰색 글씨로 '권력에 대한 사랑이 아닌 사랑의 힘이 승리할 때 세상은 평화를 얻는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현수막을 내건 뒤 두 사람은 안테나 하부의 플랫폼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한 명이 무릎을 꿇으며 프러포즈를 했고, 상대는 이를 받아들였다.
인스타그램 / 'angela_nikolau'
커플은 포옹과 키스를 나눈 뒤 반지를 확인하며 휴대전화로 기념 촬영을 했다. 니콜라우는 캣우먼을 연상시키는 머리 장식을 착용한 채 등반 과정을 촬영해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이들의 정체는 러시아 출신 고공 스턴트 아티스트인 안젤라 니콜라우(33세)와 바냐 비어쿠스(32세)로 확인됐다. 이들은 고층 건물과 구조물에 올라 촬영하는 '루프토핑' 활동으로 유명세를 탔으며, 지난해 다큐멘터리 영화 '스카이워커스: 러브스토리'의 주인공으로 출연한 바 있다.
뉴욕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건물 주변 도로를 차단하고 현장 대응에 들어갔다. 경찰은 오후 1시경 두 사람을 붙잡아 구금했으며, 무단 침입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다. 다만 이들이 어떤 경로로 출입 통제 구역인 첨탑까지 올라갔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1931년 완공 당시 세계 최고층 건물이었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은 현재도 뉴욕의 대표적 관광지로 손꼽힌다. 일반 방문객은 86층과 102층 전망대만 이용할 수 있으며, 외부 첨탑 지역은 출입이 금지된 공간이다.
건물 운영 측은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을 "사전 허가 없이 이루어진 무단 행위"라고 규정했다. 뉴욕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주요 건물의 보안을 대폭 강화해왔으며, 오는 4일 독립기념일 행사를 앞두고 경계 수위를 높인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