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키우던 반려견을 유기견인 것처럼 속여 지자체 보호소에 넘긴 뒤 안락사에 이르게 한 견주가 동물권 단체에 의해 경찰에 고발됐다.
지난 1일 동물보호연대는 견주 A씨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및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강원 태백경찰서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동물을 무단 유기하는 행위를 넘어 공무원을 기만해 행정력을 낭비하게 한 점을 들어 처벌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A씨는 지난해 8월부터 약 9개월 동안 가정에서 키우던 '골든두들' 품종의 반려견 '감자'를 길에서 구조한 임시 보호견인 것처럼 시청 당직실에 허위 신고한 혐의를 받는다.
동물보호연대 인스타그램
유기견으로 접수된 감자는 이튿날 시 보호소로 인도됐으나 사료와 간식을 전면 거부하며 사람과의 접촉을 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감자는 새로운 소유자를 찾지 못해 결국 보호소 규정에 따라 안락사 처리됐다.
이번 사건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감자의 입양을 유도하는 글이 게재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작성자는 감자의 사진과 함께 "본집에서 키우던 골든두들이다. 강원 평창에서 엄마랑 직접 데려왔다"고 소개했다. 이어 "본집에서 잘 자라는 줄 알았는데, 엄마가 못 키우겠다면서 보호소에 보낸 상태"라며 "푹신하고 따뜻한 집에 살다가 습한 나무 바닥에 밑에 구멍 뚫린 곳에서 사는 거 보니까 마음이 아프다"고 적었다. 또한 보호소 공고에 표시된 나이가 실제와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며 "보호소에서 데려갈 때 가기 싫어했는데 억지로 끌려갔다고 한다"고 전했다. 입양 요청 글이 올라온 당일 감자는 이미 안락사된 상태였다.
동물보호연대 인스타그램
동물보호연대는 "키우던 동물을 '길에서 주웠다'고 거짓 신고해 보호소에 떠넘기고 무책임하게 죽음까지 방치하는 일. 가족이라 믿었던 사람들에 의해 두려움에 떨다 죽음을 맞게 된 억울한 영혼들이 얼마나 많겠나"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단체는 현행법상 동물 유기 행위 자체는 벌금형 처분에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공공기관을 속여 행정을 움직인 행위는 처벌 수위가 훨씬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동물보호연대 측은 "한 번의 제대로 된 처벌이 다음 100마리의 감자를 살릴 수 있다고 믿는다"며 피고발인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