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3일(금)

40년간 서랍 속에 있던 뼈, 남극 최초 공룡 '티타노사우루스' 화석으로 밝혀졌다

40년 가까이 박물관 서랍 깊숙이 잠들어 있던 척추뼈 화석이 남극에서 최초로 확인된 공룡의 뼈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영국 BBC와 미국 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런던 자연사 박물관은 해당 화석이 1985년 영국 남극 조사단(BAS)이 발굴한 것이지만, 발견 당시 대형 파충류의 뼈로 잘못 분류되어 수십 년간 방치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화석의 진짜 정체를 알아낸 주인공은 영국 남극 조사단 소속 고생물학자이자 지질학 컬렉션 관리자 마크 에반스다. 그는 "화석의 형태가 특이해 기존의 판단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었다"며 재분석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40년간 박물관 서랍에 방치됐던 공룡 화석. 사진=런던 자연사 박물관40년간 박물관 서랍에 방치됐던 공룡 화석 / 런던 자연사 박물관(CNN)


국제 학술지 '악타 고생물학 폴로니카(Acta Palaeontologica Polonica)'에 실린 연구 논문에 따르면, 이 화석은 지구 역사상 가장 큰 체구를 자랑하는 목 긴 초식 공룡 '티타노사우루스(Titanosaur)'의 척추뼈로 최종 확인됐다.


티타노사우루스류는 현재까지 100종 이상이 발견된 거대 공룡 그룹이다. 성체의 평균 무게는 15톤 정도이며, 가장 큰 개체는 생전 몸길이 37미터, 무게 63.5톤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에 발견된 화석은 지름이 약 10센티미터로, 몸길이 6~7미터 정도의 어린 개체이거나 작은 성체의 것으로 분석됐다.


카네기 자연사 박물관의 매튜 C. 라만나 큐레이터는 연구 공동 저자로 참여하며 "이 뼈는 수십 년간 서랍 속에 갇혀 있다가 새로운 연구를 통해 목 긴 용각류가 한때 남극에 살았다는 희귀한 증거로 세상에 드러나게 됐다"고 강조했다.


자연사 박물관 폴 바렛 연구원은 "얼핏 평범해 보이지만 남극 탐험 역사상 최초의 공룡 화석이라는 점에서 막중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공룡이 살았던 약 8200만 년 전 백악기 후기의 남극은 대형 초식 동물이 먹이 활동을 하기에 충분하고 울창한 온대림으로 덮여 있었다"고 부연했다.


남극 용각류 공룡 상상도. 사진=카네기 자연사 박물관남극 용각류 공룡 상상도 / 카네기 자연사 박물관(CNN)


연구진은 이번 발견이 고대 대륙 간 공룡의 이동 경로를 해석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런던대(UCL) 박사과정생이자 연구 공동 저자인 서맨사 비스턴은 "이 동물이 살던 시기, 현재의 남극은 남반구 전체가 포함된 초대륙 '곤드와나'의 일부였다"며 "이번 발견은 티타노사우루스류의 친척들이 남극을 거쳐 남미와 호주 대륙 사이를 이동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남극 대부분을 뒤덮고 있는 두꺼운 얼음층 때문에 화석 기록이 극히 드물지만, 기후 변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앞으로 더 많은 공룡 화석이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