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3일(금)

美 대법원, 트럼프에 또 제동... '이민자 자녀 시민권 박탈' 행정명령 위헌

30일(현지시간) 뉴욕 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연방대법원이 불법 이민자와 외국인 관광객의 자녀에게 미국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도록 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 서명한 핵심 이민 정책에 정면으로 제동을 건 것으로, 지난 2월 관세 부과 권한 제한 판결에 이어 불과 5개월 만에 대법원에서 당한 두 번째 패배다. 


연방대법원은 2026년 6월 30일 해당 행정명령이 미 헌법 제14조 수정헌법의 평등보호 조항을 위반했다며 5 대 4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미국 현지 매체 뉴욕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판결은 미국에서 태어난 불법 이민자나 단기 체류자의 자녀도 시민권 대상에 포함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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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다수의견문에서 "의회가 미국 내 거주자의 자녀로만 시민권을 제한하려 했다면 헌법 문구에 그러한 의도가 담겼을 것"이라며 행정명령에 등장하는 '어머니', '아버지', '합법', '임시' 같은 단어들은 헌법에 존재하지 않고 중요하지도 않다고 밝혔다. 


이번 다수의견에는 보수 성향의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과 진보 성향 대법관 3명이 뜻을 모았다. 브렛 캐버노 대법관은 별도 의견을 통해 행정명령이 연방법을 위반했으며 시민권 지위 변경은 행정부가 아닌 의회 고유의 권한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보수 성향의 새뮤얼 얼리토, 닐 고서치,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은 강력히 반대했다. 얼리토 대법관은 반대의견서에서 "이번 결정은 심각한 실수"라며 불법 체류를 유도하는 강력한 인센티브를 유지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민정책연구소와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인구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이번 행정명령이 유지됐을 경우 매년 미국에서 태어나는 25만 명 이상의 영아가 영향을 받을 예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판결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국가에 나쁜 결정"이라며 의회 차원의 입법을 촉구했으나, 정치적 양극화가 심한 현재 상황에서 헌법 수정이나 입법을 통한 변경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사건은 온두라스 출신 망명 신청자, 학생 비자로 체류 중인 대만인 등 법적 공백에 놓였던 이민자 세 명이 제기한 소송에서 비롯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연방대법원은 미국 영토에서 태어난 이들에게 자동 시민권을 부여하는 1898년 '원킴아크' 판결의 선례를 재확인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시민권은 권리를 가질 권리이며 political community에 자유롭게 참여할 권리"라며 수정헌법 제14조의 제정자들은 이 약속을 이 땅의 모든 자유인에게 확장했고 우리는 오늘 그 약속을 지킨다고 판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