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원아시아 코리아그로쓰·아비트리지 펀드 내부 문서 제출 명령
코리아그로쓰 제1호 94.64%·아비트리지 제1호 54.59% 출자 알려져
회사 "정상적 재무활동" 반박...승인·보고·사후관리 절차는 공개 안 돼
고려아연이 지분 약 94.64%를 출자한 것으로 알려진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관련 내부 문서가 법정 제출 대상에 올랐다.
주총 표 대결을 넘긴 고려아연이 이번에는 최윤범 회장 체제에서 이뤄진 대규모 출자의 투자심의·이사회 보고·사후관리 절차를 소송 과정에서 다루게 됐다.
94.64% 출자 펀드, 내부 문서 제출명령
뉴스1
최근 법조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9부는 지난 21일 원아시아·이그니오 등 관련 주주대표소송에서 고려아연에 원아시아파트너스의 '코리아그로쓰 제1호'와 '아비트리지 제1호' 펀드 관련 내부 문서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코리아그로쓰 제1호와 아비트리지 제1호는 최 회장의 초·중학교 동창인 지창배 씨가 운영한 원아시아파트너스의 펀드로 알려져 있다. 공시 등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코리아그로쓰 제1호 지분 약 94.64%, 아비트리지 제1호 지분 약 54.59%를 출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풍·MBK파트너스 측은 해당 문서를 통해 원아시아 펀드 투자 과정과 내부 의사결정 경위, 펀드 자금 집행, 출자 이후 운용 현황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고려아연이 사실상 최대·단독 출자자 수준으로 참여한 펀드에서 어떤 검토와 승인 과정을 거쳐 자금 집행이 이뤄졌는지가 확인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다만 문서제출명령이 곧 영풍·MBK 측 주장을 법원이 사실로 인정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민사소송 과정에서 관련 자료 제출 필요성이 인정된 절차라는 점과 투자 과정의 위법성 판단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고려아연도 반박하고 있다. 회사는 문서제출명령이 주주대표소송 과정에서 기초적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통상적인 절차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펀드 투자와 자금 운용도 관련 법령과 내부 절차, 합리적 경영판단에 따라 이뤄진 정상적 재무활동이라는 입장이다.
"정상 재무활동" 반박 뒤 남은 승인 절차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 뉴스1
남는 쟁점은 '정상적 재무활동'이라는 결론에 이른 내부 경로다. 출자 규모가 큰 만큼 투자안을 누가 검토했는지, 어떤 회의체가 승인했는지, 이사회 또는 이사회 산하 위원회 보고가 있었는지, 출자 이후 운용 현황을 어느 주기로 점검했는지가 소송 과정에서 다시 다뤄질 수 있다.
고려아연이 해당 투자를 정상적 재무활동이라고 설명해도, 코리아그로쓰 제1호 94.64% 출자와 아비트리지 제1호 54.59% 출자에 이른 투자심의 절차와 이사회 보고 여부는 공개된 바 없다. 출자 이후 운용 현황 점검 자료가 어느 수준으로 남아 있는지도 아직 외부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원아시아 펀드 출자 당시 고려아연의 투자심의 절차, 이사회 보고 여부, 출자 이후 운용 현황 점검 자료의 존재 여부는 이번 문서제출명령 이후 법정에서 다뤄질 항목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