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 억류됐던 가자 지구 구호 활동가들이 구금 기간 중 성폭력과 고문을 당했다고 잇따라 증언하면서 국제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 활동가 억류를 비판한 가운데, 유럽 각국은 자국민 피해 사례에 대해 국가 차원의 수사에 나섰다.
지난 23일 JTBC에 따르면 이스라엘 당국에 붙잡혔다가 본국으로 돌아온 구호 활동가들은 구금 과정에서 이스라엘군으로부터 성적 학대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프랑스 활동가 엔조 시모네트는 "다음 공격이 어디서 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가까이서 동료들이 비명을 지르고 여성들은 제발 만지지 말아 달라고 애원하는 소리가 들렸다"며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여성들은 내버려두라고 울부짖었다"고 증언했다.
'고문선'으로 불리는 이스라엘 군함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구체적인 진술도 제기됐다. 프랑스 활동가 메리엠 하드잘은 "우리의 옷을 벗겨서 가져간 다음 한 명씩 우리를 안으로 데려갔다"며 "그 과정에 저는 성폭력, 성추행, 그리고 다른 형태의 학대를 당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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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금 당시 인권 침해 정황은 성폭력 외에도 다양하게 나타났다. 그리스 활동가 페드라 보칼리는 "우리에게 집단 고문을 가했는데 몇 시간 동안 갇혀 구타당하면서 이스라엘 국가를 들어야 했다"고 밝혔다.
가자 구호선단 '글로벌 수무드'는 현재까지 성폭력 사례로만 최소 15건이 신고됐다고 발표했다. 선단 측 변호인단은 구금 기간 중 제기된 피해 사례들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할 수 있는지 당사국들과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엔 인권 최고대표사무소 대변인 타민 알 키탄은 "이는 성폭력 및 젠더 기반 폭력을 포함한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고문과 학대의 징후일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탈리아를 포함한 일부 유럽 국가들은 자국민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납치와 고문 혐의에 성폭력 혐의까지 추가해 수사를 시작했다. 반면 이스라엘 교정 당국은 모든 혐의가 거짓이며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다고 정면 반박하고 있다.
뉴스1
한국 정부는 귀국한 한국 구호 활동가 2명이 제기한 가혹 행위와 관련해 이스라엘 측에 추가 소명을 요구한 상태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1일 "우리 국민들을 구금 없이 즉각 석방·추방한 점도 감안하면서 이스라엘 측과 필요한 소통을 계속할 것이고 원칙 있고 책임 있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활동가들 역시 구타로 인해 한쪽 귀가 들리지 않는 상태라는 등 구체적인 피해 증언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