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두고 예비 신랑의 명의로 된 아파트 대출금을 공동의 월급으로 상환하자는 제안을 두고 한 예비 신부의 사연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편 아파트 대출금을 왜 제 월급으로 갚아야 되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예비부부들 사이에서 경제적 독립성과 자산 공유의 경계를 둘러싼 치열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작성자 A씨는 예비 신랑이 결혼 전 마련한 자산의 부채를 자신의 노동 소득으로 분담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사건의 발단은 네 살 연상의 예비 신랑이 소유한 수도권 소재 8억 원 상당의 아파트였다. 예비 신랑은 부모님의 지원과 대출을 동원해 본인 명의로 해당 주택을 매매해둔 상태였으며, A씨는 약 1억 원의 혼수와 예치금을 지참하기로 협의를 마친 상황이었다. 그러나 본격적인 경제 관리 방안을 논의하던 중 예비 신랑은 "부부니까 각자의 월급을 합쳐 공용 통장으로 관리하고, 매달 250만 원에 달하는 대출 원리금을 함께 갚아 나가자"는 제안을 던졌다. 10년만 고생하면 온전한 우리 집이 될 수 있다는 논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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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해당 아파트가 결혼 전부터 형성된 예비 신랑의 '특유재산'이라는 점을 명확히 짚었다.
"왜 내 월급까지 보태서 오빠 명의의 대출을 갚아야 하느냐"는 A씨의 반문에 예비 신랑은 "우리가 남남이냐"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예비 신랑은 "어차피 같이 살 집인데, 그럼 너는 내 집에 월세 한 푼 안 내고 무상으로 거주하겠다는 거냐"며 A씨를 몰아세웠다. 나중에 헤어지더라도 기여도만큼 재산 분할을 해주면 된다는 계산적인 답변까지 돌아왔다.
작성자 A씨는 자신이 남편의 대출금을 대신 갚아주는 '유료 임차인'으로 전락할 것을 우려했다.
명의가 바뀌지 않는 이상 본인의 소득이 타인의 자산을 불려주는 도구로 쓰인다는 기분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A씨는 공동 상환 대신 자신의 월급을 따로 모아 미래를 위한 본인 명의의 작은 오피스텔이라도 마련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예비 신랑은 이를 두고 "재산 빼돌릴 궁리만 하는 이기적인 여자"라고 비난하며, 차라리 아파트를 전세 주고 월세로 시작하자는 반협박조의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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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A씨의 입장에 찬성하는 이들은 "명의는 남편 것인데 대출만 같이 갚는 것은 전형적인 '취집'의 반대 사례인 '장가' 보내기다", "공동으로 갚을 거라면 명의를 공동으로 변경하는 것이 공정하다", "요즘 시대에 내 미래를 스스로 지키겠다는 주장이 왜 속물로 몰려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분노 섞인 지지를 보냈다. 반면 일부에서는 "가족이 되기로 했으면서 너무 계산적으로 굴면 결혼 생활이 유지되기 어렵다", "결국 그 집에서 본인도 살 것 아니냐"는 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결국 이번 사연은 결혼이라는 결합이 개인의 자산권과 충돌할 때 발생하는 현대적 갈등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사랑이라는 명분 아래 경제적 희생을 강요하는 문화와, 각자의 기여도를 명확히 따지려는 실리적 태도가 정면으로 부딪힌 셈이다.
A씨는 "자신이 정말 사랑보다 계산이 앞서는 속물인지, 아니면 자기 자산을 내 월급으로 채우려는 남친이 계산적인 것인지" 물으며 글을 맺었다. 신뢰를 기반으로 해야 할 결혼이 시작도 전부터 '자산 분할'과 '명의'라는 차가운 현실 벽에 부딪혀 흔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