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산불 이재민 3명 중 1명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일 오상훈 의정부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국립보건연구원과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이 서울대병원 암연구소에서 공동 개최한 '산불 피해 이재민의 장·단기 건강영향조사 및 대응 체계 연구 포럼'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밝혔다.
연구진이 올해 2월 경북 산불 피해 주민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PTSD 고위험군은 34.25%로 집계됐다. 우울 고위험군도 24.0%에 달했다.
조사 대상은 안동시와 의성군 주민 각 200명이었으며, 재난 발생 후 약 11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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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SD는 심각한 외상을 겪은 후 나타나는 불안 장애로, 불안과 공포, 무력감을 동반한다. 악몽 등을 통해 외상을 입힌 사건을 재경험하는 증상도 나타난다.
고위험군 이재민들은 수면장애와 우울감, 스트레스, 불안, 분노 등 정신건강 문제를 가장 많이 겪고 있었다.
전체 응답자 중 286명(71.5%)이 이런 증상을 호소했다. 기침과 가래, 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을 겪는 이재민은 221명(55.2%)이었고, 충혈과 눈 따가움 등 안구 증상은 97명(24.2%), 두통과 어지러움, 발열, 피로 등 전신 증상은 76명(19%)이 경험했다.
산불 이후 연기 냄새만 나도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한 주민은 330명(82.5%)에 이르렀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연령별 분석 결과 65세 미만 이재민의 PTSD 양성 비율이 42.2%로 가장 높았다. 65∼74세 미만은 31.1%, 75세 이상은 29.8% 순이었다.
주거지까지 피해를 본 이재민의 PTSD 발생률(42.1%)이 그렇지 않은 이재민(28.8%)보다 높게 나타났다.
오 교수는 "재난으로 인한 생명 위협이나 강제 대피, 주거 상실은 외상성 사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PTSD와 우울 등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난 직후부터 회복탄력성 증진 프로그램을 선제 도입하고, 초대형 재난 맞춤형 장기 모니터링 시스템을 체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