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통 한의학이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침, 약침, 추나요법 등 한국 고유의 치료법을 체험하려는 외국인들이 증가하면서 한의원 방문이 필수 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SNS를 통해 한의학 체험 열풍이 확산되고 있다.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는 '#koreanmedicine', '#koreanmedicineclinic' 해시태그가 붙은 게시물이 연일 업로드되고 있다.
외국인들이 한의원에서 침, 약침, 뜸 치료를 받는 과정을 직접 촬영하거나 시술 전후 변화를 공유하는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체험자들은 "처음 받아보는 치료라 신기하다", "예상보다 아프지 않다" 등의 솔직한 후기를 남기며 한의학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퍼뜨리고 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4만명을 보유한 한 인플루언서는 한의원에서 침과 부항, 추나요법을 받는 모습을 영상으로 공개하며 "한국에서 꼭 경험해야 할 K한의원"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을 방문한다면 한의원을 꼭 한 번 경험해보시길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실제 외국인 환자 수치도 이러한 관심을 뒷받침한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총 201만1822명을 기록했다.
이 중 한방통합 진료과를 이용한 외국인 환자는 3만708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이후 최고치이며 전년 3만3893명 대비 9.4% 늘어난 수치다. 한방통합은 한의과, 한방내과, 사상체질의학과 등 11개 진료과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외국인들이 한의원을 찾는 이유는 단순한 치료를 넘어 한국 전통 의학 문화를 직접 체험하려는 욕구 때문으로 분석된다.
침 치료는 해외에서도 시행되지만, 한국처럼 한의학이 독립적인 의료 시스템으로 운영되며 침, 추나, 한약 처방을 한 곳에서 통합 제공하는 구조는 흔하지 않다. 상담 중심의 진료를 통한 개인 맞춤형 치료와 미용, 체형 관리 서비스까지 함께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외국인들의 관심을 끄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한류 콘텐츠도 한의학 관심 확산에 기여했다. 지난해 6월 개봉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는 주인공 루미가 목 상태 치료를 위해 한의원을 방문해 한약을 짓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 작품이 글로벌 흥행을 기록하면서 한의학을 비롯한 한국 전통 요소를 자연스럽게 알리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외국인 수요 증가에 따라 한의원들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 환자를 위한 영어 홈페이지를 별도로 운영하는 한의원이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통인한의원의 경우 외국인 이용 후기가 300건 이상 등록되어 있으며, 평점은 5점 만점에 4.93점으로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한 외국인 환자는 "상담이 매우 자세하고 유익하다"며 "침 치료와 추나요법을 받은 뒤 목 통증 완화와 근육 긴장 개선에 도움이 됐다"는 후기를 남겼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한의학의 해외 진출과 제도화 움직임도 활발하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지난해 자국에서 '한국 한의사(Korean Medicine Practitioner)' 면허를 인정하기로 결정했으며, 일정 임상 경력을 갖춘 경우 현지에서 의료인으로 활동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했다.
교육 분야에서도 해외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대학교는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진으로 구성된 '한의학 교육단'을 중앙아시아 투르크메니스탄에 파견해 현지 의료진을 대상으로 지난해 4월 25일부터 5월 2일까지 한의학 교육을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