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사내 '부서원 근태조회' 기능을 전면 중단했다.
노사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일부 직원이 이 기능을 악용해 쟁의행위 참여자를 색별하거나 공개 비방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낮 12시부터 부서원 근태조회 기능을 중단한다는 사내 공지를 배포했다.
회사는 최근 일부 직원이 해당 기능을 통해 쟁의행위 관련 근태 미입력 직원의 이력을 확인하고 집회 참가 여부를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사내외 게시판에서 불특정 다수를 공개 비방하는 사례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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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부서원 근태조회 기능이 업무상 출근 여부 확인을 위한 목적으로 운영됐다며, 본래 취지를 벗어난 활용은 시스템 운영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직장 내 괴롭힘과 유사한 사례를 예방하고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기능 중단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는 최근 불거진 개인정보 수집 의혹과도 연관성이 있다. 앞서 지난 16일 회사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임직원 정보를 대량 수집한 혐의로 직원 A씨를 수사기관에 고소한 바 있다.
A씨는 약 1시간 동안 임직원 이름과 부서, 인트라넷 ID 등 2만여 건의 정보를 조회·수집한 뒤 사내 제3자에게 파일로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 = 인사이트, gettyimgesBank
삼성전자는 해당 정보가 사적 이익이나 특정 목적으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앞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노조 미가입자 명단 유포' 의혹과 이번 사건의 연관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일부 직원이 노조 가입 여부 확인 기능을 악용해 명단을 작성·공유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이번에 수집된 임직원 정보가 관련 자료로 사용됐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수사기관은 A씨로부터 정보를 받은 제3자의 신원과 해당 정보가 실제 노조 미가입자 명단 작성이나 유포에 사용됐는지 등 사건 간 관련성을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업계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개별 직원의 보안 위반 문제로만 볼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성과급과 총파업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개인정보 보호, 직원 감시 논란, 근태 시스템 운영 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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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태 정보는 직원의 근무 상태와 휴가 사용 여부 등 민감한 정보가 포함돼 접근 권한과 활용 범위가 제한적으로 관리돼야 한다.
업무상 필요에 따라 제한적으로 운영돼야 할 시스템이 내부 갈등의 수단으로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삼성전자는 시스템 신뢰 회복과 개인정보 보호 대책을 동시에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삼성전자는 향후 근태조회 시스템 개선 방안을 추가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직원 간 휴가나 근무 여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능 자체를 제한하거나, 접근 권한과 조회 범위를 더욱 엄격하게 조정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