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로또'라고 불렸던 청약통장 해지가 급증하고 있다. 당첨 확률이 극히 낮아진 데다 분양가 상승으로 실질적인 내 집 마련 효과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청년층의 당첨 기회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5일 SBS 보도에 따르면 30대 회사원 A씨는 12년간 보유했던 주택청약통장을 지난해 말 해지했다. 청약 점수 부족으로 당첨에 계속 실패하면서 주택청약 제도 자체가 의미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A씨는 "서울에 나오는 모든 청약을 거의 대부분 넣었고, 횟수로 치면 한 50~60회 정도 10년 동안 넣었는데도 안 됐으면 구조적으로 좀 어렵다고 봐야겠다"고 말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실제로 청약 당첨 난이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 1일 1순위 청약을 실시한 서울 서초구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59㎡형 2가구 모집에서 청약 가점 84점인 당첨자가 나왔다. 이는 7인 가구 기준 만점이자 청약 가점 최고 점수다.
'청약 가점 인플레이션'을 뚫고 당첨돼도 분양가 부담은 여전하다. 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난달 말 기준 서울 민간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5천489만 원을 기록해 역대 최고 수준에 달했다.
청약을 통한 내 집 마련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통장 해지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천605만 명으로 1년 전 대비 38만 명 감소했다. 2022년 이후로는 200만 명 넘게 줄어든 상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1인 가구라든지 갈아타기를 노리는 분들 같은 경우는 당첨 확률이 극히 낮기 때문에 주로 이런 계층에서 청약통장을 해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청약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반면, 실제 청약에 도전하는 젊은 층의 기회는 다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 2월 전국 아파트 청약 당첨자 7천300여 명 중 30대 이하가 61%로 절반을 넘었다.
추첨제 비율 확대와 신생아특별공급 도입, 소형 주택 공급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2030세대의 당첨 기회가 늘어난 영향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