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30일(목)

근친교배 반복이 부른 비극...대전아쿠아리움 백사자 '보문이' 짧은 생 마감

대전아쿠아리움의 마스코트로 사랑받던 아기 백사자 '보문이'가 짧은 생을 마감했다. 시민들의 큰 관심을 받으며 공개된 지 불과 수개월 만에 전해진 비보에 동물 전시와 사육 방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4일 대전시와 금강유역환경청 등에 따르면 대전아쿠아리움에서 사육되던 보문이는 지난 2일 폐사했다.


태어난 지 약 7개월 만이다. 사인은 선천적 희귀 질환인 '다발성 연골형성 이상'으로 밝혀졌다.


보문이는 지난해 8월 백사자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암사자로, 어미의 보살핌을 받지 못해 사육사가 인공 포육하며 애지중지 키워왔다. 아쿠아리움 관계자는 "성장하며 체중이 늘자 희소질환 탓에 약한 관절이 버티지 못했다"며 "질환을 이겨내려 여러 시도를 했으나 지난달부터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고 전했다.


아기 백사자 ‘보문이’. 대전아쿠아리움 제공아기 백사자 '보문이' / 사진제공=대전아쿠아리움


보문이의 죽음은 SNS를 통해 행방을 묻는 이용자들의 의혹 제기로 뒤늦게 드러났다. 이를 두고 환경단체는 희귀 동물 전시를 위한 무리한 번식 구조가 비극을 불렀다고 정조준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논평을 통해 "야생동물의 고통을 전시하는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며 "백사자는 희귀성 유지를 위해 근친교배가 반복되는 경우가 많아 선천성 질환이나 골격 이상 등 건강상 문제를 안고 태어날 위험이 크다"고 비판했다. 보문이의 질환 역시 전시를 위한 '희귀성 소비'의 산물이라는 지적이다.


단체의 화살은 아쿠아리움의 운영 전반으로 향했다. 과거 핑크돌고래 수입 중 폐사 사건과 집중호우 당시 철갑상어 유출 사건 등을 언급하며 사육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단체 관계자는 "좁은 공간에 가두고 관람을 위해 동물을 소비하는 방식을 버려야 한다"며 "동물원이 전시 공간이 아닌 멸종위기종 복원과 구조된 동물의 회복을 돕는 생태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