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 고지를 밟았다. 증시 호황에 힘입어 안전한 원리금 보장형 대신 수익을 좇는 실적배당형으로 자금이 쏠리는 '머니무브' 현상이 뚜렷하다.
20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퇴직연금 적립금은 508조734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말보다 2.4% 늘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의 폭발적인 성장세다. 1분기 실적배당형 투자 금액은 145조5000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75.9%나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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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적립금 중 비보장형이 차지하는 비중도 28.6%까지 치솟으며 1년 새 9.5%p 상승했다. 코스피지수가 6000선을 돌파하는 등 주식시장이 달아오르자 퇴직연금을 '방치'하기보다 '투자'하려는 심리가 확산된 결과다.
수익률 차이가 투자자들을 움직였다. 최근 1년간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의 원리금 비보장형 평균 수익률은 24.8%에 달해 원리금 보장형(2.96%)을 압도했다. 특히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간편한 투자가 가능해진 점이 기폭제가 됐다.
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NH투자증권 등 주요 4개 증권사의 DC·IRP 내 ETF 투자액은 36조6000억원으로 전체의 47%를 차지한다. 2024년 말 30.4%였던 비중이 불과 1년 3개월 만에 급성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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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의 흐름은 업권별 희비를 갈랐다. 1분기 증권업권 퇴직연금 적립금은 141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1년 만에 50조원 이상 불어났다.
반면 보험업권은 102조9000억원으로 11조원가량 줄어 대조를 이뤘다. 은행권은 264조1000억원으로 여전히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지키고 있으나 비중은 전년 대비 1%p 하락하며 정체된 모습이다.
증권사들은 실시간 ETF 매매 편의성을 앞세워 '연금개미'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ETF 적립식 서비스와 맞춤형 투자 전략을 제공하며 점유율 확대에 나선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익률 제고를 위한 실물이전 제도와 다양한 상품 개발이 이어지고 있어 실적배당형 상품에 대한 선호도는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