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 항공 운항 중단으로 인해 유럽 여행업계가 비상사태에 직면했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 고조로 중동 경유 항공편이 잇따라 취소되면서 여행사들이 대체 항공편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중견 여행사는 이달 출발 예정인 중동 경유 유럽행 여행상품 예약자 2천300명의 계약을 전면 취소 처리했다고 밝혔다. 해당 여행사는 경유 항공기 운항 중단으로 상품을 먼저 취소한 후 다른 지역 경유 또는 직항 항공편으로 재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직항 항공편 요금이 경유편보다 최대 50만원 비싸다는 점이다. 가족 단위 여행객의 경우 100만원에서 200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해 대체 항공편 상품 전환율이 30% 수준에 머물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대형 여행사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 이달 출발 중동 경유 유럽행 상품을 일시 중단하고 고객들에게 대체 항공편 상품 전환을 권유하고 있지만, 실제 전환하는 고객은 많지 않은 상태다.
중동 경유 유럽행 상품은 스페인행과 튀르키예행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튀르키예 상품은 중동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지정학적 불안 요소로 인해 전환 수요가 제한적인 상황이다.
대형 여행사 관계자는 "3월 출발 중동 경유 유럽행 상품의 대체 항공편 전환 비율이 절반에도 못 미친다"며 "다만 4월 이후 출발 상품은 시간적 여유가 있어 상황이 나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유류할증료 급등도 여행 수요 위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항공사들은 지난 16일 다음 달 발권 항공권 유류할증료를 최대 3배 이상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대한항공 인천-파리 노선의 경우 유류할증료가 왕복 기준 39만3천원 올랐다. 유럽행 여행상품이 200만원에서 600만원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중저가 상품 기준으로 40만원가량의 추가 비용은 상당한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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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 참좋은여행사 등 주요 여행사들은 3월 '선발권'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안내하고 있다. 유류할증료는 출발일이 아닌 발권일 기준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4월이나 5월 출발 상품이라도 이달 항공권을 발권하면 인상 전 할증료가 적용된다.
일반적으로 패키지 상품은 출발일 1-2일 전 항공권을 발권하는 것이 관례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5월 출발 상품도 고객 동의 하에 선발권을 진행하고 있다"며 "두 달이나 앞서 항공권을 발권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유류할증료 부과 체계는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 가격(MOPS)을 기준으로 33단계로 구분된다.
4월 발권 기준은 한 달 만에 6단계에서 18단계로 12단계 급등했다. 이는 2016년 현행 체계 도입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다만 항공권 발권 후 취소 시 수수료 부담이 발생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인천-파리 노선 기준으로 출발일 임박 취소 시 약 30만원의 수수료가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