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복지원 피해를 주장한 60대가 국가를 상대로 낸 1억원 손해배상 소송에서 증거 부족을 이유로 패소했다.
지난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은 형제복지원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국가를 상대로 1억 원 손해배상을 청구한 60대 A씨의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A씨는 1975년 부산에서 배회하던 중 단속반에 붙잡혀 형제복지원에 강제 수용돼 1977년 4월까지 2년간 심한 폭행을 당하고 강제 노역에 동원되는 등 기본권을 침해당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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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내무부는 각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에 부랑인 단속·수용 업무처리 지침을 발령했다. 연고가 불확실한 부랑인을 수용 시설에 수용하도록 지시한 것이다.
전국 최대 부랑인 수용 시설이었던 형제복지원은 국고보조금을 받으며 경찰, 부산시 공무원들과 함께 부랑인 단속에 나섰다.
법원은 부랑인 단속의 위법성과 형제복지원에서 벌어진 가혹행위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A씨가 실제로 형제복지원에 강제 수용됐다는 구체적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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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제출한 시설 아동카드는 그의 주민등록상 생년월일과 1년 이상 차이를 보였다. 해당 카드에는 A씨가 강제 수용됐다고 주장한 1975∼1976년 기간 중 '초등학교 6학년 재학 중'이라는 기록이 남아 있었다.
여러 협회의 대변 검사 및 X선 촬영 기록도 함께 기재돼 있었다. 형제복지원 사건을 조사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도 입소 관련 서류에 A씨 관련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A씨는 1977년 4월 형제복지원에서 다른 시설로 이송됐다는 내용의 부산시 공문을 증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법원은 해당 인물이 A씨와 동일 인물임을 확인할 수 있는 추가 자료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고는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 규명 대상자로 인정받지 못했다"며 "원고의 청구는 이유가 없어 기각한다"고 밝혔다. A씨는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