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10일(화)

"퇴직금에 성과급 반영해줘"... SK하이닉스에 소송건 퇴직자들 '패소'

SK하이닉스 퇴직자들이 경영성과급을 퇴직금에 포함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대법원이 최종 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12일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SK하이닉스 퇴직자 2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패소 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원고들은 2019년 1월 생산성 격려금(PI)과 초과이익분배금(PS) 등 경영성과급을 평균임금에 포함해 퇴직금을 지급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뉴스1뉴스1


대법원은 SK하이닉스의 경영성과급이 근로의 대가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회사가 취업규칙과 단체협약, 노동 관행 등에 의해 경영성과급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제시했습니다.


1, 2심 법원도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법원은 경영성과급 지급기준인 영업이익과 생산량 등이 동종업계 동향과 시장 상황, 회사의 영업 상태 등 외부적 요인에 의해 좌우되며 근로 제공과 직접적 관련성이 없다고 봤습니다.


SK하이닉스의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은 '상여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지급기준이나 요건을 명확히 정하지 않아 성과급 지급 의무가 확정됐다고 볼 수 없다는 점도 판단 근거가 됐습니다.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공장의 모습 / 뉴스1뉴스1


대법원은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금품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단체협약과 취업규칙, 급여 규정, 노동 관행 등에 의해 사용자에게 그 지급 의무가 지워져 있는 것을 말한다"는 기존 판례를 인용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장기간 노사 합의를 통해 노조와 지급기준 등을 정하고 경영성과급을 지급했지만, 2001년과 2009년에는 관련 노사 합의 자체가 없었습니다.


대법원은 "연도별로 한 노사 합의는 그 효력이 당해 연도에 한정되고, 회사는 경영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경영성과급에 관한 노사 합의를 거절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익분배금(PS)의 경우 근로 제공뿐 아니라 회사의 자본 및 지출 규모, 비용 관리, 시장 상황, 경영 판단 등 다른 요인들에 의해 결정되므로 "근로의 양이나 질에 대응하는 대가라고 볼 수 없다"고 대법원은 밝혔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실제로 이익분배금의 지급률은 연봉의 0∼50%에 이르기까지 큰 폭으로 변동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지난달 29일 삼성전자 퇴직금 소송과 대조됩니다. 대법원은 삼성전자의 목표인센티브에 대해서는 "경영성과의 사후적 분배가 아니라 근로 성과의 사후적 정산에 더 가깝다"며 평균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성과인센티브에 대해서는 근로 제공 외에 시장 상황, 경영 판단 등 요인들이 합쳐진 결과물이라며 임금성을 부인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은 같은 쟁점에 관해 대법원이 지난달 29일 선고한 삼성전자 사건에서 판시된 법리적 판단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평균임금은 퇴직 전 3개월간 지급된 임금 총액을 총일수로 나눈 금액으로, 사용자는 근속 1년마다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하도록 제도를 정해야 합니다.


평균임금이 늘면 퇴직금도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2018년 대법원이 공공기관의 경영평가 성과급은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해당한다고 판결한 이후 사기업 경영성과급의 임금성을 다투는 소송이 다수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번 판결로 경영성과급 자체로 임금성이 인정되거나 부인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별 성과급 지급 기준과 내용, 방식에 따라 임금성 판단이 달라진다는 점이 명확해졌습니다.